'경매'라는 말에서 긍정적인 것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경매는 재테크의 수단이 아니라 천재지변 같은 상황의 대명사로 떠올리기 십상이다. 나는 10년 전에 회사 가까운 곳에 전셋집을 얻었는데, 집주인이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은행에서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 1순위인 은행에 대출금을 갚고 나면 전세금에서 얼마나 남을지 기약이 없게 되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승계해 집을 인수하게 되었다. 주변에 개발이 되지 않아서 생활 편의 시설이 별로 없고 좁은 원룸이라 불편한 것도 불편한 것이지만, 일단 주택 보유자가 되니 청약저축 순위에서 밀려 분양은 포기하게 된 것도 큰 손실이었다. 그 집은 지금도 별다른 발전이나 개발 전망이 없이 묶여 있다.

그러나 요즘 경매는 재테크 수단으로 뜨고 있다. 종잣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정보 조사능력과 크게 보는 눈이 있다면 시세보다 적은 돈으로 구입해서 이익을 누리는 그런 수단으로 말이다. 그런 경매에 대한 ABC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경매 재테크 상식사전> (2009, 백영록 지음, 길벗 펴냄)이다. 저자는 공인중개사와 법률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여러 매체에서 활발하게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경매 절차의 5단계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경매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감을 잡게 한다. 그런 다음 그런 경매의 대상인 경매물건을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공동주택, 재개발,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 근린상가, 테마상가, 토지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과 경매로 이 물건을 사는 이유, 고려 사항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셋째 마당은 경매 상식 코너로서, 경매에 사용되는 용어들과 권리들을 설명한다. 넷째 마당에서는 경매에 참여할 물건을 찾는 것에서부터 제대로 평가하는 것, 확인해야 할 서류들을 찾아서 해독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다섯째 마당은 마침내 경매장에서 이루어지는 경매 과정과 후속 절차들을 말한다. 
나는 경매에 대해 완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을 즈음에는 어느 정도 이론적인 면에 대해서는 아주 기초적인 감을 잡은 상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명이 상세하고 깔끔하다. 그리고 모 옥션 사이트 15일 무료이용권이 첨부되어 있어서, 책에서 배운 과정과 서류들을 실제로 확인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 대출금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종잣돈을 모으려면 아직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다. 그때까지 지금 배운 경매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책들도 읽어 보아서 경매에 대한 지식과 감을 키워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