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사랑하는 법> (2009, 미란다 줄라이, 해럴 플레처 엮음, 앨리스 펴냄)은 이 두 저자가 만들어낸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시작되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올린 70가지의 과제를 수많은 사람들이 수행하고 그 결과물을 글로,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올림으로써 웹사이트는 점점 더 커졌고, 그 결과가 이 책으로 엮이었다.

책을 차례로 읽기 전에 책의 구조를 살펴 보자. 이 책은 한 권처럼 보이지만 세계편과 한국편으로 깔끔하게 분철된다. 세계편은 위에서 설명한 웹사이트에서 7년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소개하고 있고, 한국편은 세계편의 옮긴이인 김지은 아나운서가 우리나라에서 2009년 8월부터 9월까지의 한 달 동안 진행한 '나를 사랑하는 법' 한국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실었다. 그간 이 사이트에 올라간 63가지 과제의 제목과 지침은 세계편 책의 맨 뒷부분에 주욱 열거되어 있고, 한국편의 과제 15가지는 한국편 책의 앞부분에 열거되어 있는데 세계편과 같은 것도 있지만 새로운 질문이 많다. 세계편은 과제의 결과물이 뒤섞여 있으니 뒤의 과제 목록을 먼저 읽는 편이 더 이해하기에 쉽겠고, 한국편은 과제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순서대로 읽으면 되겠다.
두 편의 표지는 모두 '응원의 게시물 만들기' 과제의 결과물을 택했다. 청보라색 창고 같은 건물의 문에 설치된 'You're Not Alone'도, 어딘가의 계단에 설치된 '괜찮아'도, 글씨는 삐뚤거리고 조형미는 없지만 그것을 보는 많은 사람들을 응원하고 감싸주는 그런 따뜻함을 전달한다. 

세계편의 과제를 읽으면서, 그리고 그 과제에 대한 결과물들을 보고 읽으면서 발상이 새롭다는 생각과 더불어 대답이 솔직함에 놀랐다.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침대 밑을 찍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는 것까지, 작고 큰 과제들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끌어내었다. 그리고 그 과제의 결과물에서 또다른 과제가 파생되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인터랙티브한 쌍방향 소통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만들어낸 세계 안에서 이들은 스스로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지금껏 당연하고 소홀하게 여겨왔던 자신과 환경과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한국편은 김지은 아나운서의 이야기가 1/3 가량을 차지했고, 2/3은 아주 공감이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진행된 프로젝트라서 모인 자료가 너무 적은가 보다. 좀더 길고 연속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인터넷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텐데~

태어남과 죽음과 그 사이의 삶. 그 삶에서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나뿐 아니라 너와 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해 본다. 캘리포니아의 마일리사가, 시드니의 메간이, 뉴욕의 트래비스가, 익명의 사람이 아주 가깝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