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내에서 서로 경쟁을 한다. 좋은 점수를 얻은 아이는 좋은 상급 학교에 갈 확률이 높아지고, 낮은 점수를 얻은 아이는 도태된다. 이런 경쟁을 거쳐 사회에 나오면 또 그 안에서 입사 동기들, 부서원들과 경쟁을 한다. 한 해에도 수십 명 들어오는 신입사원들 중에서 최후의 1인으로 남아 임원이 되는 사람은 얼마나 적은가. 우리는 이처럼 자연계에서 진리로 자리잡은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현장을 절절이 겪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약자가 강자에게 죽임을 당한다면? 무리에서 도태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목숨을 빼앗겨야 한다면?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을 경우 내가 죽을 확률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지옥이다. <헝거 게임> (2009, 수잔 콜린스 지음, 북폴리오 펴냄)에서 펼쳐지는 것이 바로 그 지옥의 이야기이다.

앞으로 언젠가의 미래. 하나의 수도와 12개의 식민지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는, 이전의 반란을 응징하고 앞으로의 반란을 저지하기 위해 각 식민지마다 남녀 한 쌍을 뽑아 무한 생존경쟁을 펼치게 하는 '헝거 게임'이라는 행사가 있다. 공개된 장소에서 제비뽑기를 하여 참가자를 결정하면, 뽑힌 이들은 수도에 모여 헝거 게임을 치르게 된다.
광산에서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정신을 놓은 엄마를 대신해서 엄마와 자신과 여동생을 돌보아온 우리의 주인공 캣니스는, 불행하게도 헝거 게임 참석자로 뽑힌 동생을 대신해서 헝거 게임에 참여한다. 그리고 너무너무 힘들 때 캣니스를 도와 준 유일한 남자아이인 피타 멜라크도 헝거 게임에 뽑힌다. 1부는 캣니스와 피타가 식민지를 출발하여 수도에서 식전 행사를 치르고 헝거 게임에 참여하는 그 긴박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헝거 게임에 사용되는 제비는 식권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난한 아이들은 식권과 맞바꾸어 제비를 더 많이 넣게 되는 것은, 시작부터 불평등한 생존 경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RPG 게임을 연상케 하는 수많은 장치와 무기들 때문에 헝거 게임의 장은 살벌하고, 그에 따라 캣니스를 응원하는 마음도 절박해진다. 그 살벌한 사이에 피어나는 캣니스와 피타 사이의 로맨틱한 분위기 덕분에 잠깐씩 숨을 돌리게 되지만, 그래도 그 안식은 길지 않다.
헝거 게임은 그 의도에서부터 승리의 판정까지 참으로 잔인한 게임이다. 아니,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잔혹한 조작이다. 그러나 주위를 돌아 보자. 우리도 피와 살이 튀지는 않지만, 어쩌면 더욱 무서운 헝거 게임에 이미 들어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