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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장편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공 인아는 이 책을 읽고 FC바르셀로나의 열렬한 팬이 된다. 그의 남편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지만..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쪽의 항구도시인덷 카탈로니아 언어를 따로 쓰며, 분리독립주의 성향이 강한 지방이닫. FC바르셀로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를 의사를 명확히 밝힐 정도로 민주적이며, 유니폼에 상업광고를 부착하지 않기로 유명하고도 유일한 팀이다. 그들의 모토는 “클럽, 그 이상이 되자”라고 한다.

프랑코의 승리로 끝난 스페인 내전의 결과를 두고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인류는 정의도 패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폭력이 정신을 꺽을 수 있음을, 그리고 용기가 그에 상응한 보답을 받지 못한 때가 있다는 사실을 스페인에서 배웠다.” 그랬다. 히틀러는 2차 대전을 앞두고 모든 무기를 프랑코 정권에 지원하면서 그 장단을 분석하였고,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의용권의 정의심만으로는 제국주의자들의 가공할 화력을 감당해 낼 수 없었다. 인민전선정부가 쓰러진 이후 스페인은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동안 군부독재가 자행되는 암흑기에 돌입하게 된다.

조지 오웰 역시 제국주의자들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스페인으로 달려간 지성 중의 한명이다. 그는 고백한다 "나는 신문 기사를 쓸까 하는 생각으로 스페인에 갔다. 하지만 가자마자 의용군에 입대했다. 그 시기, 그 분위기에서는 그것이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바르셀로나 도시의 모습을 보자마자 내가 싸워서 지킬 만한 어떤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 "나에게 무엇을 위하여 싸우느냐고 묻는다면「공동의 품위를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너무 멋있다. 공동의 품위를 위해서 싸운다고 말할 수 있는 전쟁도 있다니.

그러나 전쟁을 치러본 적이 없는 조지 오웰의 전투력은 신뢰할 만 하지 않은 것 같다. 전투의 한 장면을 묘사한 부분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총알이 빗발칠 때는 늘 똑 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총알에 맞는 것 자체가 무섭다기 보다는, 어디에 맞을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총알이 도대체 어디에 박힐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몸 전체가 불쾌할 정도로 예민해진다. 나는 베냐민에게 달려갔다. 불을 뿜는 일련의 총안들을 가로질러 가야 했다. 나는 달려가면서 왼손으로 뺨을 가렸다.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 손으로 총알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다니! 그 당시 나는 얼굴에 총알을 맞을까 봐 겁에 질려 있었다." ㅋㅋㅋ 어디에 총을 맞을지는 모르지만, 얼굴에 맞기는 싫어서 손으로 뺨을 가리고 달려가는 조지 오웰이라니..

흔히 스페인 전쟁은 정의 대 부정의, 자유주의 대 제국주의의 단순하고 이분법적인 대결로만 이해되고 있는데, 조지 오웰이 이 책에서도 스스로 고백하고 있듯이 인민전선정부 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와 목소리가 통일되지 않고 있었고, 그 내부에서의 대립이나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일치항쟁해도 어려운 판에...

우리는 전쟁의 승패로 역사의 승패를 단정지을 수 없다. 비록 패배한 전쟁이었지만, 조지 오웰은 진정한 동지적 공동체를 맛보았고, 사회주의적 이상에 헌신해야 겠다는 동기를 느꼈으며 그 덕분에 의용군에서 보낸 몇 달이 자신에게 귀중했던 시간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을 보다 보면 스페인이라는 땅에 여행을 가서 사귀기 싶다는 스페인 사람들과 사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