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은 1906년 시카고 도살공장의 비위생적인 생산환경과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그린 고발소설이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유르기스라는 청년이 연인 오냐와 그의 가족 10여명과 함깨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시카고에 도착한 이후 겪게 되는 처참한 생활을 마치 사진을 찍듯이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자유방임주의를 모토로 한 초기자본주의가 말하는 보이지는 않는 손(invisible hand)는 사기며 허구였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이 무한욕망을 채워가는 면에서는 적절한 설명도구가 될 수 있으나, 노동자에게는 실업과 처참한 빈곤을 가져다 줄 뿐이었다.

2) 우리 법전 속에 쓰여 있는 조항 하나 하나마다 스민 노동자들의 피와 땀, 그리고 투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르기스와 그 가족들은 연월차휴가, 산재보상, 8시간 노동, 해고제한 및 해고수당,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규정, 연소자 및 임산부의 근로환경 제한, 퇴직금제돋 등 노동법이 열거하고 있는 권리와는 무관한 노동기계였고 자본의 부속품, 소모품이었다. 결혼식 다음 날도 출근해야 했고, 회사 업무로 다쳐 누워 있는 동안에도 한푼의 보상을 받지 못하였다. 그들은 경기의 진퇴에 따라 수시로, 그것도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였다.

3) 통제되지 아니한 자본의 야수성! 자본은 노동력을 무자비하게 착취하였다.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임금은 말 그대로 먹고 자는 정도의 최저생활을 근근히 유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들은 뼈가 빠지도록 일했지만, 한 시간의 문화생활을 누릴 신체적, 정신적,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 자본은 무한이윤을 추구하며 불량품과 사기제품을 양산해 내었다.

4) 시카고 도살공장의 비위생적인 모습은 경악스럽다. 통조림, 햄, 소시지, 기름 등을 제조하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에선 속이 불편할 정도이다.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이 소설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오자 정육업계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청(FDA)를 설립하고 우리 나라의 식품위생법과 같은 법률을 제정하였다고 한다.

5) 이 모든 부패와 억압의 뒤에는 자본가와 자본가에 기생하는 정치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투표권마저도 돈으로 매수했고, 그들의 권력을 이용하여 매춘과 같은 불법을 진두지휘하면서 부를 축적했다.

소설 속의 노동자들이 품은 새로운 사회의 희망은 결국 사회주의였다. 물론 이 소설은 주인공들이 사회주의운동을 통해 구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다만 암시할 뿐이다.

자본의 통제와 순화를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 책처럼 처절하게 웅변하는 책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