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모두 보기 드문 책으로 강추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형식은 흔히 일간신문에 연재되는 4컷짜리 만화로만 2권의 책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4컷짜리 짧은 화면에 주제를 드러내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감동을 전한다는 것, 이거 누가 생각하더라도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내용은 전직 야쿠자인 남편을 둔 아내의 고생담과 티격태격, 그리고 그 가운데 느껴지는 진실한 사랑이다.

남자 주인공 이사오는 전직 야쿠자로서 거리의 창녀 유키에(현재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어둠의 세계를 떠났다. 그런데 그는 결혼 후 당당한(!!), 내가 보기엔 너무나 뻔뻔한 백수생활을 즐긴다. 아내 유키에가 번 돈을 등쳐서 파친코와 경마장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술을 마시면서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늘상 밥상을 엎는 것을 주특기로 하는 남자이다. 지금 세태로 보아선 희귀동물 아니 멸종동물이라고 해도 할 말 없는 캐릭터이다. 그치만 이러한 주인공의 백수생활과 아내 등쳐먹기를 지켜보는 독자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소재와 그려내는 방식이 재미있다. 그러나 등쳐먹기만 한다면 나쁜 남자일뿐. 주인공은 매번 밥상을 엎기는 하면서도 아내 유키에가 다치지 않도록 엎는, 속으로는 유키에를 사랑하는 남자라는 게 핵심이다.^^

여자주인공 유키에는 무능력한 남자 이사오와 결혼하였지만, 이사오의 모든 면을 사랑하는 보기 드문 여자이다. 어찌 보면 구시대적인, 억압된 여성 캐릭터가 아닐까 짐작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드시는 분 일수록 우선 만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유키에의 이해할 수 없는 모든 행동은 자신을 구원한 남자 마사오에 대한 헌신적이고 가식 없는 사랑 그 자체임을 느끼게 된다.

부부 주인공의 엽기행각에다 유키오를 사랑하는 순정파 아사히야의 사장이 펼치 보이는 갖가지 무리스러운, 그러나 애교있는 구애행각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인생은 그 겉면만 보고 행복, 불행으로 나눌 수 없고, 인생에는 다만 의미만 있을 뿐이라는 걸 보여주는 매우 매우 따스하고 감동적인 만화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