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
국내 출간된 히가시노의 책은 모두 읽었는데
이 책은 약간은 의외다 싶게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 소설은 제목도 비슷비슷하게
흑소소설 / 독소소설 / 괴소소설 이렇게 세 편이 시리즈처럼 나왔는데
(심지어 제목은 물론, 표지 분위기도 비슷...)
난 3권의 소설들 중에서도 흑소소설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13편의 단편,

최종심사
거대유방 망상증후군
임포그라
시력 100.0
사랑가득스프레이
불꽃놀이
과거의 사람
신데렐라 백야행
스토커 입문
임계 가족
웃지 않는 남자
기적의 사진 한 장
심사위원

이런 목차로 진행이 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아래의 여섯 편이 제일 흥미로웠다.

 
<시력 100.0>

시력이 너무 좋아서 불편해진다는- 꽤나 재밌는 상상.
그러나 편히 웃을 수만은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는 이야기였으니까.

나 역시 나안으로도 시력이 좋은 편에 들어가서
안봐도 될 것을 많이 봐 불편을 겪을때;;가 간혹 있기에
더더욱 공감가면서,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였다.
시력이 1.0 정도밖에 안되는 내가 이러는데
만약 시력이 100.0이라면. 과연 제정신으로 세상을 살 수 있을까 -_-;

히가시노 답다 싶으면서도,
어딘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집 <나무>를
연상시키는 느낌이기도 했다.


<불꽃놀이>

맨 앞에 나온 <최종심사>와 이어지는 내용인 것 같다.
최종심사에서 등장했던 출판사의 신인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작가가 된 한 남자 이야기.
그리고, 불꽃놀이처럼...


<과거의 사람>

제목으로도 추측이 가능하듯.
앞서 신인문학상을 받아 작가가 됐던
그 신인작가의 1년 후 이야기.
상 하나 받았다고 세상을 다 가진 줄 아는 어리석음을 보여주시는데..
왜 내 얼굴이 화끈거려지는걸까 -_-;


<신데렐라 백야행>

제목 그대로 신데렐라 + 백야행...
혹은 백야행 버젼 신데렐라라고 할만했는데,
딱 맞춘듯 어느 하나 예외없이 모든게 딱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알고보면 신데렐라는 무서운 여자..... ;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서도 단연
히가시노의 센스가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난 왠지 '신데렐라 백야행'이라는 제목보다도
'신데렐라 환야'가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_-


<임계가족>

새삼스레 애 하나 키우기 정말 어렵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_-;
웃다가도 흠칫..


<심사위원>

단편이라곤 하지만. 몇 몇 단편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최종심사-불꽃놀이-과거의 사람-심사위원 이렇게 네 편은
각자 다른 작품 같지만 내용이 이어진다.
.
길이만 생각하면 단편이지만 내용은 딱 히가시노 작품다운 패턴..이랄까?
어디선가 본 작품소개에 쓰여있는 내용처럼
웃다 흠칫, 웃다 등골이 서늘, 웃다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