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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이 때로는 우리 삶을 지탱한다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12쪽)

일본인 우츠미 선생의 말에 따르면 오도마리 댐을 만들기 위해 1933년부터 2년간 조선인 1,500명이 강제 노동을 했고, 다이너마이트 설치등의 위험한 작업은 대부분 조선인들이 담당했다. 1934년 8월 4일 댐 공사중 작업을 하던 조선인들중 갑자기 쾅하는 폭발음을 듣게 되고 그때 17명이 즉사하고 4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히로시마 일간지에 의하면 노동자 숙소 근처에 있던 다이어마이트가 여름철 높은 때문에 자연 발화해 폭발한 사고라고 한다. 그렇게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공사를 하다보니 숙소를 탈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낯선 지형 탓에 깊은 산속을 돌아다니다 도랑, 폭포 등으로 떨어져 실족사하기도 했고 도망가다 붙잡히면 다리에 나무를 매달아 놓고 나뭇잎을 태워 연기를 마시게 하는 등 갖은 고문을 했다.

1995년 8월 10일 광복 50돌 특별 기획으로 [경향신문] 에서 취재한 기사를 보면 1942년 시작된 댐 공사에는 경상도 출신의 조선인 노동자 2,000여 명이 강제 동원되었다. 댐 구조물 공사를 하던 중 조선인 노동자들이 구조물 밑바닥 시멘트 더미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밑으로 떨어진 사람들은 위쪽을 향해 살려 달라고 있는 힘을 모아 소리쳤다. 동료인 조선인 노동자들이 밧줄을 내려 구하려는 순간 일본인 감독이 작업을 중단하지 말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은 그 위로 직접 시멘트를 삽으로 떠 아래로 부었다는 것이다. 조선인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머리 위로 떨어지는 시멘트를 팔로 막으려 햇지만 잠시후 조용해졌다. 그야말로 아주 극악무도한 생매장이다. 그때 사망한 조선인 수는 정확히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그 후 고보 댐은 '인골 댐'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곳에 당시 사망한 이름을 추모비 아래에 새겨놓았는데 열일곱명의 이름이 새겨진 콘크리트가 세월의 풍화작용을 견뎌내며 남아있다고 한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터졌을때에는 노무자로 끌려간 조선인도 2만명이나 희생되었다. 원포피해자들도 수를 헤아일수 없을 만큼 많지만 어떤 피해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해를 받기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알수 없다고 한다. 조선인들은 일본으로 끌려가 동굴을 파고, 댐을 건설하고 전쟁무기를 만드는 데 동원되었다. 그 중에 20호 동굴은 태평양 전쟁 당시 육군병원으로 사용된 곳으로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곡괭이로 굴을 파서 만든 동굴이다. 복원 과정과 당시 증언자들을 통해 알려진 이야기를 보면 군인들은 마취제도 없이 수술을 받아야 했고 치료를 하더라도 생존이 불투명한 중환자들은 청산가리를 먹여 죽였다고 한다.

병원으로 쓰이던 이토가즈 동굴에는 약 3,000명의 일본군 부상자가 있었는데 그들은 일본군에게 몰살당했다. 전력 약화와 기밀 유출이 원인이라고 한다. 1945년 3월 36일에는 미군이 인근 자마미 섬에 상륙하는 등 전세가 불리해지자 동굴에 피신해 있던 마을 주민 800여 명중 일부가 극도의 긴장감, 공포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거나 가족 친지를 서로 죽여 330여명의 희생자가 났다고 한다. 그것만해도 충격적인 일인데 진실은 더 잔인하다. 일본군의 조직적인 계획하에 일어난 일이며 희생자 대부분이 죽음 을 강요받은 집단 학살이라고 한다.

적에게 붙잡혀 기밀을 넘겨주느니 천황의 품에서 자랑스럽게 죽으라는 군부의 지시에 따른 학살이라고 한다. 그때 당시 도카시키 섬에 200명 가량의 조선인 '군속' 이 강제 연행되다시피 끌려와 있었는데 이들 역시 그때 일본군에게 학살되었다.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그곳에서 활동하는 시민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최근 증언 채록집과 자료 등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조선을 식민지화하고 나서 전쟁을 확대하며 조선을 전쟁 물자와 인력 보퉁의 근거지로 삼았다는 것을 충분히 알수 있다. 오키나와 일대에도 134곳의 군 위안소가 있었다. 그들이 있던 곳이 집도 아닌 한 명이 들어가 숨을 만안 정도의 작은 토굴이었는데 그곳에 조선인 '위안부'가 함께 있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고 글로 보니 정말 끔찍하기만 하다. 인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벌일수 있는지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다.

책을 보는 내내 정말 이런일이 일어났었다는 것인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정말로? 하지만 수많은 조선인, 일본인들의 증언과 실제 장소의 사진들로 그 때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