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작가 이상배 선생님은 도깨비에 정말 관심이 많다. 프로필을 보니 도깨비에 대한 책을 정말 많이도 지었다. [도깨비 아부지][학교에 간 꼬마도깨비][도깨비 삼시랑][푸하하하 나 도깨비야]등의 도깨비 동화집을 많이도 펴냈다. 나도 얼마전에 읽은 도깨비에 대한 동화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의 도깨비는 정말 사람들이 무서워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그러한 존재이다. 이 책에 나오는 도깨비들 역시 정감이 넘치는 도깨비들이다.

책을 읽기전에는 책을 좋아하는 도깨비가 겪게되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나오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일자무식인 그저 평범한 글자도 모르는 도깨들이었는데 책을 좋아하게 되는 그래서 책과 함께 살게 되는 그러한 이야기이다. 앞의 표지 그림부터가 일단 마음에 쏙든다. 내가 읽었던 그림책 중에 [도서관]이라는 책이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어느 아이가 나중에는 도서관을 자신의 이름으로 짓고 자신의 모든 책들을 기증한다는 그러한 이야기였다. 그 책을 보면서도 책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그렇게 책에 흠뻑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콩닥콩닥 즐거웠는지 모른다. 이 책도 도깨비들이 책에 가까와지고 책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읽는이로 하여금 참 흐뭇하게 만들어준다.

고리짝이 영물이 되어 도깨비가 된 고리짝 도깨비는 고리짝속에 있던 돈들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돈을 모아서 깔고 자기도 하고 땅도 사서 땅부자가 되기도 한다. 빗자루 도깨비는 마당을 쓰는 빗자루가 닳고 닳아 도깨비가 되고 공책이 도깨비가 되었다. 고리짝 도깨비를 찾아온 빗자루 도깨비와 공책도깨비와의 동행이 시작된다. 도깨비 냄새를 맡고 짖어대는 개를 피해 마음 놓고 살아갈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 집터를 찾다가 정말 좋은 집터를 발견하고는 그곳에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을 도깨비 장난으로 내어쫓는다. 그들은 귀신장난이라고 하며 헐값에 내어 팔고 도망가버린다. 그리고 세번째로 완전 헐값에 들어온 땅주인이 있다. 그 주인과 세 도깨비들은 땅을 놓고 땅을 차지하기 위한 겨루기를 하게된다.

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도깨비들은 자신들이 알지 못했던 책을 보는 즐거움을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한다. 글도 너무 재미있지만 너무도 해학적으로 그려진 도깨비들이 이글의 완성도를 더 높인다. 아이들의 글에는 그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좋은 그림이 들어가면 내용은 더 빛을 발하게 된다.  정말 이 글속에 나오는 도깨비와 그림의 도깨비가 한몸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주위에 도깨비가 기웃거리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재미있고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도깨비들과 함께 새삼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