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력을 쓰는 목적이다. 상대방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내 힘을 보여 줘서 상대방의 싸울 의지를 꺾는 것."(99쪽)

 

"........세상에 좋은 폭력이라는 것은 없어.........." (144쪽)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 교수가 쓴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인지(지각, 판단, 추리등 정신솨정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 능력에 한계가 있어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다룰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이 조작할 수 있는 크기로 정보를 단순화시킨다는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현재는 직접 경험할수 있어 인간의 뇌는 미래와 현재를 동등한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는 현재의 정보를 더 많이 처리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눈앞에 음식이 있으면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의 만족감을 더 많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다. ㅡㅡ;;; 나중에 끔찍한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게되면 그때서야 후회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제한된 합리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속 종훈이 미래를 위해 마음을 고쳐먹으려 하다가도 현실의 괴로움에 바로 좌절해버리는 것은 종훈이가 특히 심지가 약한것이 아니라 이때문인 것이다.

 

이렇듯 미래의 가치를 잊지 않기 위해서는 수단이 필요한데 되도록 미래 지향적인 정보를 더 많이 처리하는 것이다. 자주 볼수 있는 곳에 표어를 붙여 놓거나 겉모습을 바꿔 자신의 변화된 마음을 바로 확인하는 등의 미래를 바라볼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역시 생각나는 것은 마시멜로 이야기다. 마시멜로를 당장 먹으면 이것만 먹을수 있지만 10분동안 꾸욱 참으면 나중에 두개를 준다는 말에 꾸욱 참은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도 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수 있다는 이야기...누구나 한번쯤은 들었던 이야기일 것이다. 이렇게 심리학 이론들과 이야기가 접목되어져 있다.

 

이야기는 일진인 종훈이가 학교 앞에서 왠 거친 선생님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선생님은 무조건적으로 일진인 종훈이를 제압해버린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라 생각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점점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아냐? 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마냥 손놓고 방관자 노릇만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읽는내내 또한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관자이며 피해자이기도 하고 또한 일부분은 가해자이기도 하다. 방관자와 가해자가 나누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되고...

 

실제로 종훈이같은 아이를 만나 같이 논술을 공부했던 작가의 경험이 있었기에 더욱 실감나게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했을 것이다. 좋지 않은 경험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원하는 대로만 풀리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이야기속에서 놀이터에 모여있는 아이들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는 매우 공감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는 놀이터에서 여름밤만 되면 종훈이같은 아이들의 괴성과 시끄러운 웃음소리들이 들리곤 한다. 그것도 12시가 넘은 시간에...ㅡㅡ;;; 그 아이들은 이야기속에만 존재하는 아이들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