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베르톨트의 머리가 벌써 몇 주째 목덜미를 덮고 있는데, 엄마는 어떻게 하면 베르톨트를 이발소에 데여갈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었다. 계집 아이처럼 보인다고도 말해 보았고, 온갖 모욕적인 말을 다해 보았다. 하지만 베르톨트는 다른 때에는 그렇게 고분고분하고면서도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도 싫단 말예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 그럴 수도 있겠다. 게다가 베르톨트는 머리를 자르느니 어금니를 세 개 뽑는 게 낫겠다고 여기는 아이였다. 그래, 그 애는 그런 애였다.

 엄마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엄마는 베르톨트에게, '동물원의 이발소'에 데려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베르톨트는 금세 찬성했다. '동물원의 이발소'는 아주 특별하고 멋진 곳이니까. 베르톨트와 엄마는 어른 이발소를 지나갔다. (10쪽)

 

우리 아들도 아무래도 이 이발소로 데리고 가야겠다. 머리 자르기를 어찌나 싫어하는지 지가 무슨 삼손도 아닌것이...ㅡㅡ;; 동물원의 이발소에는 거울 앞마다 살아 있는 동물으 한 마리씩 서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동물 등위에 올려진 안장 위에 신나게 앉아있다. 그럼 이발사들은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아이들 머리를 잘라준다.

 

망아지, 당나귀, 돼지,사슴등 온갖 동물들이 있다. 베르톨트가 들어가보니 아이들이 너무 많아 동물이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남은 동물이라고는 양탄자 위에 누워 꿀꿀 거리는 돼지밖에 없었다. 그래서 베르톨트는 하는수없이 돼지위에 올라탔다.

 

돼지는 베르톨트에게 쓰다듬어 달라고 한 발을 내밀었는데 베르톨트는 싫다고 고개를 내졌다가 머리가 가위에 찔리고 엉겁결에 돼지의 옆구리를 걷어차 화가 난 돼지가 베르톨트를 태운뒤 난리를 피우다가 밖으노 뛰쳐나간다. 그것뿐 아니라 뛰쳐나간 돼지는 대 난동을 벌인다. 아이들 뒤로 넘어가며 웃으며 좋아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아이들을 사라지게 한 마술사 이야기를 시로 쓴 [엉터리 마술사], 호기심꾸러기 사내아이를 누군가를 도와주고 보호해주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바꿔준 이야기 [호기심꾸러기 프리드리히]. 점심 때에 맞춰 집에 돌아가니 엄마가 없어서 엄마를 찾느라 소동을 피우는 [엄마가 안 계셔요]. 등

 

아이들만이 느낄수 있는 사소하면서도 즐거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낄낄 웃는 프리츠]는 나역시 어린 시절 이렇게 겪었던 이야기와 아주 닮아있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시간들을 경험했을 것이다. 갑자기 아무 까닭없이 웃음이 나와 참을수 없을 정도로 깔깔거리고 낄낄거리던 그 시간들~나는 어르날밤 자다가 이렇게 웃음이 터져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킥킥, 큭큭 거리가다 급기야는 아빠에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시끄럽다구^^;;

 

너희들, 이런 거 해 본 적 있니?

아무 까닭 없이 자꾸 웃는 거.

그게 뭐냐고? 내 생각에는

너희들도 틀림없이 알 것 같은데.

사람들이 보통 낄낄웃음이라고

부르는 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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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작할 때처럼 조용히

가라앉았대.  (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