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속의 즐거운 그림책이 펼쳐진다. 우리 어린시절 극성스러운 모기를 쫓기 위해 열심히 피워대던 모기행이 주인공이다. 모기향을 피워놓고 모기향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모기들은 기승을 멈춧멈춧한다. 모기향에서 연기가 포올 폴~~풍기자 날아가던 모기 한마리가 툭 하고 떨어진다. 연기가 포올 폴폴 두번 폴폴 거리자 모기 두마리가 툭 툭 떨어진다. 박자를 맞추듯이 모기들이 연기와 함게 떨어진다.

 

마치 음악소리같기도 하다. 장단을 맞추는 음악소리. 그런데 연기속에 모기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연기가 폴~~폴~~날리자 파란색 꽃병에 있던 꽃빠알간 카네이션인지 장미꽃이 툭! 하고 떨어진다. 그 다음은 모자가 툭 덜어진다. 연기가 난다고 모기가 떨어질수 있을까?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며 말도 안되는 즐거움에 푹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어른들이 현실적으로 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연기가 폴 폴 폴 날리자 할아버지가 의자 위에 앉아 보던 신문에서 글자가 툭 툭 툭 떨어진다. 너무나 놀란 할아버지는 아랑곳없이 할아버지 안경도 수염도 옷 무늬도 투두둑 덜어진다. 연기는 멈추지 않고 빨래를, 나무위에서 사과를 따먹고 있는 원숭이를 땅에 떨어뜨리고, 온 세상의 모든 것들을 떨어뜨린다.

 

 

동상이 툭

간판이 툭

소나기구름이 툭

UFO가 툭

 

심지어 상상속에나 존재하는 귀신과 마녀까지

그렇다면 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달님은? 달님은 괜찮을까? 그리고 또 그다음은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여러가지 논리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는 걸까? 상상력에 푹 빠져보자는 것일까? 정말 이게 끝이야? 도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온갖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이 글을 읽고 남편에게 도대체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것 같아? 라고 물으니 남편은 말한다.

"네가 좋아하는 환경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잖아."

남편은 말한다. 김을 먹고 김을 담았던 플라스틱을 퐁퐁으로 씻어서 버리는 나에게 퐁퐁이 환경문제의 주범인데 과연 퐁퐁으로 씻어서 버리는거 역시 해결책은 아니잖아? 라고 말한다.

 

그럴때 난 이미 퐁퐁을 묻혔으니 그냥 닦으면 되잖아 라고 이야기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글쎄? 하고 갸우둥하게 된다. 이 그림책의 작가도 갸우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