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과연 어떻게 하면 즐겁게 재미있게 공부할수 있을까? 요렇게? 저렇게? 옛날 선비들 역시 노는 거 좋아하는건 다르지 않았나 보다. 조선사대부들의 정신적 영수 김종직의 이야기를 보니 으흠? 정말? 싶은것이 아이에게 이제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하나 하는 마음이 다시 솔깃해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당시 학자들이 정신적인 영수로 떠받들었던 점필재 김종직 역시 어렸을때는 놀기 바빴다고 한다.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틈만 나면 나가 노느라 바빠 공부에 소홀하자 아버지는 크게 꾸짖었다고 한다.

 

"이놈아, 어린놈이 어찌 공부는 하지 않고 놀기에만 바쁜 것이냐? 앞으로 또다시 공부를 게을리하면 회초리를 들 것이니 그리 알거라."(16쪽)

 

라고 아버지에게 혼나곤 했지만 우리아이들처럼 역시 그때뿐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놀다가 회초리를 맞고는 혼나지 않으려고 공부하는 시늉을 했다. 하도 공부하기 싫으니 책이 없으면 공부하란 말을 하지 않겠지 하고 책을 풀숲에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 다시 가서 책을 되찾아와  이 책을 다 읽으면 더 이상 혼나거자 괴롭힘 당하지 않겠지 하고 읽어내다보니 어느덧 공부의 맛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도 회초리를? 정말 혼내면 혼낼때 뿐이고 또 다시 똑같은 모습이니..그렇게 유명한 인물인 점필재 김종직도 그러했다하니 아직 기대를 버리는건 역시 이르구나라는 희망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김종직의 제자이자 조광조를 배출해 유명해진 김굉필 역시 어린시절 망나니짓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시정잡배들과 밥먹듯이 어울려 다니고 사람들을 회초리로 때리기까 사람들이 그를 보면 피해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처가와 처외가가 모두 영남 지방에 있었고 자주 왕래하다보니 선비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들의 영향을 받아 뒤늦게 만학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때마침 김종직이 낙향해 있었고 그래서 그의 문하에 들어가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었다.

 

퇴계 이황의 공부법은 반복 학습이었다. 같은 책을 수없이 반복해 읽다보니 책이 너덜너덜해질정도였다고 한다.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여름에도 땀을 줄줄 흘리며 단정하게 앉아 공부만 하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쓰러질까 걱정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들의 말에 이황은 이렇게 화답했다.

 

"이 책을 읽으면 가슴속에서 문듯 시원한 기운이 생겨 전신으로 퍼진다. 저절로 더위를 잊게 되는데 어찌 병이 나겠는가." (46쪽)

 

정말 공부의 신이라고 밖에는 더 할말이 없어지는 말이다. 공부가 얼마나 그에게 기쁨인지를 알수 있는 말이다. [주역] 을 공부하면 저절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하여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책 표지가 너덜너덜해지고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였다니..정말 대단하다. 이황의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읽으니 아들아이 친구중에 완전 모범생형 아이가 생각난다. 보기만 해도 신통방통하게 생겼는데다가 공부도 어찌나 잘하는지 거기다 게임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뭐 그런 넘이...ㅡㅡ;; 그런데 이황의 이야기를 보니 닮았네... 그 아이도 공부의 달디단 맛을 알아 그렇게 하는 것일까? 울 아들에게도 과연 그런 시간이 올까? 꼬옥 왔으면 좋겠다.

 

참 이책을 보니 엄마로서 너무 부족한 내가 찔려 감히 아이들에게 너희는 왜 공부를 안하니? 라는 말보다는 내 모습이 반성이 된다. 내가 먼저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엄마로 올바로 서야겠다는 깨달음을 주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