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는

곰이 잃어버린 모자를 찾아 헤맨 소동을 그렸던 '내 모자 어디 갔을까?'의 작가

'존 클라센 '의 작품으로

2013년 칼데콧 상을 받은 그림책이에요.

그래서인지 느낌이 마치 '내 모자 어디 갔을까?'와 연작 느낌이 나는 듯해요.

' 내 모자 어디 갔을까?'가 모자를 잃어버린 곰의 이야기라면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는

다른 물고기의 모자를 훔친 작은 물고기의 이야기랍니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냥 몰래 가져온 거야.'라며

모자를 몰래 가져온 물고기의 고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모자의 원래 주인인 커다란 물고기보다 자기에게 더 잘 어울리며

그 커다란 물고기는 모자가 사라진 사실조차 모를거라며

작은 물고기는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독백을 이어나가죠.

하지만 그림은 모자를 가져간 작은 물고기의 생각과는 전혀다른

반전의 시선을 보여준답니다.

잠에서 오랫동안 깨지않을거라고 작은 물고기는 생각하지만

정작  커다란 물고기는

잠에서 깨어 모자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작은 물고기 추적을 시작하고 있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건 혼자만의 착각에 빠진 작은 물고기 뿐이에요.ㅎㅎ

유일한 목격자인 게 역시 작은 물고기는

자신의 행방을 가르쳐주지않을거라고 믿고 걱정않는다고 하지만

그림은 또다른 반전을 불러 작은 물고기의 행방을 고자질하고 있는 게의 모습을 보여준답니다.

이쯤되면 아이는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러요.

남의 모자를 몰래 가져온 나쁜 짓을 한 작은 물고기지만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있는 모습에 왠지모를 동정심이 생긴달까요..ㅎ

작은 물고기를 쫓아 곧바로 키 키고 굵은 물풀들이 빽빽한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는 큰 물고기.

작은 물고기의 독백도 더 이상 이어지지않고

큰 물고기의 모습도 작은 물고기의 모습도 보여지지않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도 알려주지않아요.

다만  유유히 자기의 모자를 찾아 돌아가는

커다란 물고기의 모습이 이야기의 마지막을 그릴 뿐이랍니다.

작은 물고기는 어떻게 된 걸까요?

키 크고 굵은 물풀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그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걸까요?

커다란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에게서 어떻게 모자를 되찾았을까요?

 

전작인 '내 모자 어디 갔을까?'에서처럼

그건 이 책을 읽고 있는 너의 몫이라고 하는 것처럼  여운을 남깁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다른 이야기로 채우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누군가는 작은 물고기가 큰 물고기에게 잡아먹혔다는

 잔혹한 결말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작은 물고기가 큰 물고기에게 혼난 후 모자를 도로 뺏기고 슬퍼서

수풀 속에 숨어 울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모자를 훔쳤기 때문에 경찰 물고기에게 잡혀갔다는

 좀 현실적인 결말을 맺을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우리 꼬맹이처럼

모자를 도로 뺏겨 울고 있는 작은 물고기를 보고

모자 디자이너인 물고기가 보고 더 예쁘고 귀여운 모자를 선물해줬다는

해피엔딩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요.

책을 읽는 다른 여러분의 결말은 어떤가요?

어떤 이야기로 꾸며보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