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소개되는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미스터리 작가들의 데뷔작중에는 지금과 너무 달라서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초창기 짝퉁차 만들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이라는 이상한 제목의 이 데뷔작은,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이라는 특유의 색체는 지금의 '미쓰다 신조'와 별반 다르지 않으면서도 두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메타적인 구조가 기존의 '도조 겐야' 시리즈와는 또다른 맛이 있다. 이 두개의 이야기가 교대되는 순간의 연출은 과장되게 드라마틱해서 마치 연재만화를 보다가 궁금증으로 다음회를 초조하게 기다리게 되는 듯한 안타까운 즐거움(?)이 있다.

 

집을 구하러 다니던 한 호러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서양식 저택에 매료되고 우여곡절끝에 이곳에 입주하면서 이상한 일을 겪기 시작한다는 현실의 이야기와, 그가 어느 호러 동인지에 연재하기 시작한 <모두 꺼리는 집>이라는 제목의 소설 속 내용이 교대로 보여진다. 특이한 것은 주인공의 이름이 저자와 동일한 '미쓰다 신조'라는 점.

실제로 자신이 편집자로 참여하고 있던 잡지의 이름까지도 그대로 밝히고 있어서 왠지 논픽션 같은 기분마저 드는 이 현실과, 연재소설속 허구 사이의 경계가 어느 순간부터 애매해지면서 서서히 괴기스러운 분위기로 전환한다. 배경이었던 저택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한낱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 듯한 무력감이 섬뜩하다. 현실과 허구의 벽이 속도감있게 허물어져 가는 후반부는 압권.

 

메타적인 구조의 미스터리이자, 호러이자, 기담이기도 한데다가, 틈틈이 주인공의 입을 빌려 들려주는 '에도가와 란포'론과 '본격미스터리'론까지, 즐길 거리는 많다. 너무 의욕에 넘치다 보니까 나중에는 미쓰다 신조라는 이름의 한자 획을 일일이 분리해서 뭔가를 끼워맞추려다 실소를 자아내는 부분도 있지만, 문학작품이기 이전에 엔터테인먼트라 생각하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