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원천은 생물학적 암호로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 따라서, 이 행복유전자를 후천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만족하고 충족된 삶, 진정한 행복에 보다 가까워질 수가 있다고 한다. 이책에서는 행복유전자를 능동적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행복습관 유도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행복 도파민을 생성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연행복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도록 고안된 28일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독자가 이를 따라 할 수 있도록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행복은 유전된다고 한다.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어떠한가는 많은 부분 개인의 유전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행복이라는 막연하게 여겨오던 감정마저도 유전자의 특질로 설명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람의 성격이나 생각도 유전적인 요인에 좌우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유전적으로 행복에 예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것을, 예를 들어 국가나 민족성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스페인 같은 라틴계 인종은 역시 유전적으로 행복을 느끼기 쉬운 DNA를 가졌기 때문에 낙천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일까. 동아시아나 북유럽 국가 등에서 자살율이 높은 이유를 이들이 불행을 느끼기 쉬운 유전자를 물려받은 탓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행복을 느끼기 쉬운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은 행운아라서 남들보다 곱절로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작은 것에도 쉽게 행복을 느낀다면 조금만 성공해도 쉽게 만족해 버리는 성향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행복을 느끼기 쉬운 것이 과연 당사자의 인생에 있어서 반드시 좋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가 하는.... 행복에 둔감한 비운의 체질로 태어났기 때문에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욱 노력하고 성공하게 된 사람도 왠지 있을것만 같은데 어떨런지. 물론 성공과 행복은 별개지만.

 

인생이 어쩌고 하는 거창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복잡한데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노력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구나 하는 암울한 생각은 종종 한다. 이렇게 느끼는 것을 타고난 유전자의 탓으로 치부해버리고 나면 둔감한 행복유전자의 소유자로서는 이보다 슬픈일이 없겠지만, 다행히도 이 행복유전자는 후천적으로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상당히 낮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추구해서 부지런히 살아온 반면에 행복유전자를 만드는 데는 소홀했던 데서 비롯된 현상일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것을 바꿀 수 있다고 하니 그저 다행일 뿐이다. 행복의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노력만 하면 누구라도 원하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국민 행복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책에 실린 행복습관 유도 프로그램 같은 것을 예전의 국민체조처럼 널리 보급하는 것도 온국민 행복증진의 일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