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그림 그리기를 즐기며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를 선물했었다. 책을 받자마자 좋아서 펼쳐보기를 한다. 그리고는 책의 뒤표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말을 한다.

“엄마 그림으로 창의력 키우기도 있나 봐”

“어떻게 알아?”

“책 마지막에 있어”

아이의 말에 책을 펼쳐보았다.

“어 그러네.~~~”

“엄마, 나 이거 다하고 나면 이 책도 선물해주면 안 돼요?”

딸아이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꼭 이렇게 존댓말을 하는 여우 짓을 한다. 책을 선물해달라는 그 말이 참 예뻐서 “그럴게.~”라며 기분 좋은 약속을 했었다. 책을 받던 날 아이는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다. 앉자마자 책을 펼치고는 순식간에 몇 장을 해 치운다. ‘저렇게 재밌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는 딸아이의 모습이 정말 참 사랑스럽고 날 흐뭇하게 만든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모두 머리가 좋아요. 하지만 창의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결론만을 내놓아서 좀 안타까워요.”

몇 년 전에 모 방송에서 대기업이 신입사원을 뽑고 연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회사의 어느 간부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난 오래도록 지울 수가 없었다. 그만큼 창의력이 필요로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증거라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창의력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창의력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이제는 흔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우리 아이들 창의력을 꼭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만이 가능한 걸까? 집에서 아이가 즐겁게 놀이하듯이 창의력을 키울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그림으로 창의력 키우기≫(앤드루 파인더 저 / 신 형건 옮김 / 보물창고)에서 제시해 주고 있다.

 

아이 앞에 백지를 내밀어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어떨까? 그림 그리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 외에는 부담감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이런 점을 잘 활용해서 이 책에서 100장이 넘는 다양한 그림들을 제시해 주고 주제를 줘서 아이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쉽게 그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꼭 든다. 

 

꽃다발 그리기, 수족관 꾸미기, 케이크 만들기, 개들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혀줘, 앵무새에게 친구 만들어 주기, 조개를 이용한 상자 장식하기, 성안 채우기 등 그림의 주제도 정말 풍부하고 다양하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푹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무인도에 무엇을 가져갈래?’라는 주제에서는 아이가 많은 생각을 하고 원하는 것을 몇 번이고 바꿔가면서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까지 키워줄 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이처럼 이 책은 상상력뿐만 아니라 집중력, 분석력, 상상력, 관찰력, 공간지각력, 사고력까지 골고루 발달 시켜 줄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어떤 동물들이 동물원에서 탈출 한 걸까?’라는 주제는 아이가 가장 몰입을 하면서 재미있게 활동한 한 부분이다. 동물원에 가면 갇혀 있는 동물들이 불쌍하다고 꺼내주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과감히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아이와 함께 몇 가지의 독후활동을 해 보았다. 그중에 하나는 아이가 완성한 그림을 보면서 아이 스스로 스토리텔링으로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이 과정을 하면서 아이가 매우 재미있어하고 성취감 또한 안겨줘서 즐겁게 활동을 했었다. 또 하나는, 여러 가지 그림을 오려서 자유롭게 꾸미기 놀이를 해 보니 또 다른 아이만의 창의력 그림책이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을 그리고 끝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책이다. 아이도, 엄마도 모두 만족할만한 책이라서 별 다섯 개를 꾹꾹 눌러 담아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