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애는 닮아 있다.

사람 사는게 모두 다르게 보여도 결국 한가지인 것처럼, 연애의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다. 비슷하게 만나고, 비슷한 과정을 거쳐, 비슷하게 사랑하고 헤어진다. 모두들 나만의 사랑은, 나의 연인은 특별하다고 여기지만, 지나고 보면 다들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지어 그들 중 누군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게 연애를 하면서 우리는 짧은 말 한 마디에 마음 설레이고, 말 한 마디에 상처 받고, 말 한마디에 다투고 종내는 헤어진다. 아무 생각없이 건넨 한 마디에 누군가를 다시 보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에 연애가 시작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건 모두 언어의 힘이다. "좋아해" "사랑해" "우리 사귈래?" "헤어지자" 같은 말들뿐 아니라, 모든 마음을 담은 말 한마디 한마디의 힘.

 <로맨스 약국>이란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던 이 책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의 번역자가 저자라는 점에서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번역자이자 언어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쓰는 연애의 언어 이야기라, 구미가 당기게 마련이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상황들은 일상의 평범한 남녀들이 겪는 이야기들인데다, 예로 드는 드라마나 영화 역시 참으로 낯익다. 아아, 그땐 그랬었지, 그가 했던 말들은 이런 의미였구나,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말과 행동의 의미들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저자의 말은 나직하지만 조용히 가슴에 스며든다.

서문에 있던 다음 글이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아마 이 책을 제대로 소개하는 가장 좋은 글이 아닐까 싶다. 마음의 반창고 하나, 처방전 하나가 우리를 다시금 사랑할 수 있는, 연애할 수 있는 힘을 내도록 이끌어주는 책.

'  모든 연애는 특별하지만, 그 특별한 사건들이 모여서 일상을 이룬다. 그래서 사람들의 연애는 모두들 닮아 있다. 이 실패와 운명의 사건은 반복해서 발생하고 여기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로맨스가 탄생한다. 나의 예로써 타인을 설명할 수 있고, 타인의 예로써,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연애로 생긴 질병. 이 질병은 때로는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고 때로는 독감처럼 오래 앓게 한다. 백신도 없는, 감염율 100퍼센트의 질병.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을 만큼 심하지 않고, 완치되지 않아도 그냥 살아갈 수 있지만 가끔 마음에 반창고 한 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