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서울문고 여행서적 코너에서였다. 매일마다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삶에서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던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일상에서 오는 무기력함을 탈피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도 정하지 못한 채 그저 막연하게 떠나자! 하는 생각에 여행서적 코너만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고 있을 때 즈음, 내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바로 살루톤! 호주뉴질랜드였다. 사실 많고 많은 여행서적 중에 이 책이 눈에 띈 이유는 표지가 너무나 독특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여행서적이라고 하면 한 손에 쥐기 편한 크기에 노랗고 하얗고 그 나라의 대표적인 유적 하나가 있는 표지들이 일색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은 벌건 돌 하나에 사람 하나가 떡~ 하니 서 있고, 어떤 아저씨 하나가 지구에 앉아 있는 것이 눈길에 담아졌다. 그래서 이 책에 손이 갔고 그냥 사고 말았다. 사고 돌아오는 길에 그냥 유명한 책을 살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이왕 산 거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 책을 잡았다. 그런데 왠걸! 이 책은 나를 꼼작없이 호주와 뉴질랜드 한 가운데로 데려다 놓아버렸다. 난 아직 여행갈 준비도 안됐는데 배낭도 없고, 나침반도 없고, 망원경도 없고, 더군다나 돈도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있었다. 내가 구경하고 있는 것인지, 돌고래가 구경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과 친한 돌고래의 행렬, 사막 위에 우뚝 솟은 에어즈록으로의 등산, 단돈 3만원이면 또 다른 왕궁의 국민이 될 수 있다는 하버트왕궁의 임금님, 아무리 손사래를 쳐도 겁 없이 덤벼드는 파리떼와의 싸움들... 책과 함께 하는 동안 나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멋진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밤이면 한적한 해변가를 거닐면서 산책도 하고, 현지인과 즐거운 한때도 보내면서 말이다. 이 책은 나의 생활에 돌 하나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