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고 덮은 후 한국여성의 삶과
피라예의 삶이 오버레이되는 것은 나 뿐일까?

 

처음 책을 접했을 때 터키에서 수만부가 팔렸고
드라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터키의 소설은 읽을기회가 없었고 대중적인 소설이라
다소 읽기가 만만할거란 생각에 읽고 싶었었다.
초반에는 연기자를 꿈꾸었지만 부모님의 요구에
못이겨 치과대에 입학하게 되는 피라예의
귀여운 앙탈로 시작이 된다.
터키에서도 개방적인 이스탄불의 중상층 아가씨
피라예의 삶은 평탄했고 대학시절도
많은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똑똑한 그녀의 눈에는
그 남학생들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
남학생들의 일방적인 구애는
그녀의 자유분방한 성격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피라예는 학업에 있어 누구보다 열의있고
교우들간에 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한 성격이다.
그리고 당당하며 자신의 자유로운 시간을 사랑한다.
그녀의 모습은 오늘날 모든 여성이 꿈꾸는 여성상이다.
넉넉한 그녀의 집안과 거기서 우러나는 여유로움은
그녀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고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그 모습들은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후반모습과 비교가 된다.

"피라예, 너의 길이 평탄하기를"
하고 스스로 기도했던 그녀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유서깊은 종가집 종부로 들어가게 된 그녀.
도시의 괜찮은 남자, 외메르를 뿌리치고
종가집 남자 하심을 택한 댓가는 혹독했다.
학교에서는 늘 자신감 넘치고 다정하며 여유있고 선배다웠던
그 남자는 결혼후 보수적인 시골 종가의 허수아비가 되었다.
하심의 변화는 피라예에게는 충격이었지만
나에게는 그리 낮설지 않았다.
여자에게만 충성적이었던 한국남자들도 결혼하면 효자로 돌변하니까.

 

평등하고 합리적인 부모님의 모습만 봐온 그녀에게
시부모님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고 비합리적인
행동들과 사고들은 접할 때마다 충격적이었다.
마치 다른 나라에 시집 온 듯한 나날들이었으리라.
그런 그녀가 기댈 곳은 남편 하심 뿐이었지만
그와는 많은 부분이 달랐고 시부모님의 결정과
추진력앞에서는 무능력했고 그녀를 지킬 수 없었다.
피라예는 딸과 함께 홀로서기를 했고
하심은 자신의 무능함에 스스로를 놓아버렸다.

 

하심의 죽음은 마치 변해가는 사회체제에도 과거를
고수하는 이들에게 경고하는 듯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