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다른 책을 검색하다 연관 책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알고 보니 작가가 『미실』이란 책으로 유명한 분이었다.

그래서 더 이 책에 호기심이 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요즘 산에 가고 싶은 맘이 컸는데 '백두대간 치유 산행기' 란 문구에 마음이끌렸다.

책은 2년에 걸쳐 40차 산행으로 진행될 예정인 백두대간 종주 중 예비 산행을 포함한 1차에서 16차까지의 산행기록이다.나머지 여정은 『괜찮다, 우리는 꽃 필 수  있다』두 번째 책에 담겨있다. 이번 책이 '좋은 인용 구절'이 많이 포함된 반면 두 번째 책은 '좋은 시' 가 많이 소개되어있어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책『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더 와 닿는다. 작가의 상처를 통해 힘들었던 올 한 해, 아니 내 삶 전반을 치유받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좋은 인용 구절들과 그 구절이 담긴 책들은 인생을 살면서 가슴속에 새기고 때때로 떠올려야 할 지침서 같다.

단순히 산행기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삶을 두려워한 작가의 내면 상처 치유기라는 말이 더 적당할 것 같다. 쉬이 고백하기 힘든 해묵은 상처를 떠올리며 치유되어가는 작가를 보니 산이란 뭘까? 산이 주는 치유의 힘이 궁금하다. 그곳에 가면 내 마음도 가벼워지고 깨끗이 비워져 올수 있을 듯만 하다.

책은 전반적으로 작가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치유되지 않은 상처 이야기가 핵심이기에 무엇보다도 자녀 양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 같다. 부모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아이들, 유리처럼 약하지만 때때로 어른보다 속 깊은 우리 아이들, 온 세상의 모든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건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밥만 먹는다고 그냥 크는 게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거나 사전 지식 없이 아이를 키우며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반성도 하며 양육해나가는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행동이나 말들도 서슴 없이했을지 모른다. 아이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부모에게 다가오고 더 사랑받기 위해 애써 웃음 지으며 착한 아이가 되고자 노력한다. 그 누구도 아이들 마음에 큰 생채기가 남아있는지 모른 채...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또는 가족이란 이름으로....마음의 상처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 내 아이에게 내가 받은 상처를 돌려주지 않기 위해서, 상처 주지 않고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서, 아이가 생기기 전 올바른 양육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많이 배워서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자존감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8세 이전에 자존감 형성이 끝난다니! 사람들 반응에 신경 쓰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나 자신이 너무 싫었는데 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 

책에서 " 자존심은 나보다 잘난 사람 앞에서 손상되거나 무너지지만, 자존감은 그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훼손될 수 없다." 고 소개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미래의 내 아이도 사랑하고 싶다.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적절한 인용구와 더불어진 산행기는 내가 실제 산을 오르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백두대간 꼭 도전해 보고 싶다. 작가는 2년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주말을 오롯이 반납한다는 건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요 근래에 들어서 절실히 깨닫는 것 중의 하나가 시간은 언제나 없고 마음의 여유도 항상 없다는 것이다. 도전할 수 있는 약간의 아주 작은 시간적 기회가 왔을 때 미루지 말고 지금 온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아야 하며, 다음을 기약하지 말자는 것이다.

산행 계획을 세워봐야 할 것 같다.

난 선물 중에서도 책을 선물하는 것도, 선물 받는 것도 좋아한다. 책을 볼 때마다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책 선물은 무엇보다도 값진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해를 마감하며 연말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삶의 무게에 지친, 그리고 결혼 적령기의 이제 아이들의 길잡이가 되어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 우연한 발견에 감사하며 2013년 에세이 부분에서 내가 읽은 최고의 책으로 뽑고 싶다. 처음 도서관에서 읽다 너무 좋아 소장하고 싶어 구매했는데, 책꽂이에 꽂혀 제목만으로도 나를 힘나게 하는 책이다. 

" 이 또한 지나라기라 "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