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표지를 보며 설명을 읽으면서 내심 짐작은 이랬다. 혹시나 범상치 않은 집사(가령 어쩔 수 없는 연유로 집사를 하고 있다는)와 직장 상사의 삼각관계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은근히 로맨스와 연결되지 않을까나.
수수께끼=사건발생을 저녁식사 후에= 아가씨이자 여경이 풀리지 않는 사건을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와 집사에게 털어 놓고 힌트를 얻거나 사건의 열쇠를 받음을 말함이다.
<이책은>
서평단 당첨 도서. 21세기 북스와의 첫 인연이다.
책이 먼저 왔다.
<저자는>

저 : 히가시가와 도쿠야 ---발췌하다
1968년 히로시마 현 오노미치 시에서 태어났다. 오카야마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카메라 제조회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했지만 26세가 되던 해에 그만두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면서 틈틈이 단편소설을 쓰던 중, 2002년 『밀실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 지금은 유머와 본격추리를 결합한 흔치 않은 작품 세계를 구사하는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몇 가지 시리즈물을 발표하고 있는데,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는 가공의 도시 이카가와 시를 무대로 한 시리즈물이다. 다른 작품으로 『밀실을 향해 쏴라!』(2002), 『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2005),『수수께끼 풀이는 디너 뒤에』(2010) 등이 있다.

<책 내용 맛보기>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유머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일본 미스터리계의 새로운 히어로로 떠오른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최고 히트작이다. 2010년 하반기 일본 서점을 휩쓸었던 화제의 소설로 일본에서 출간 이후 7개월 만에 150만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작품은 천방지축 재벌 2세 여형사와 까칠한 독설가인 집사가 펼치는 본격 추리극을 바탕으로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과 저자 특유의 유머 센스로 무장하고 있다. 유머와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합을 보여주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미스터리 마니아들에게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입담과 유머를, 일반 독자들에게는 ‘재미있는 본격 미스터리’의 참맛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책 읽은 소감>
비교적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위가 높고 모방 범죄를 야기할 것 같은 소설은 아예 질색이다. 잔혹 스릴러물은 더 질색팔색이며 그런 영화나 드라마도 잘 안본다. 골든슬럼버를 읽으며 어찌나 섬뜩하던지...오래전의 책임에도 김내성의 마인과 다빈치 코드의 그 흥미진진한 시간들은 참으로 기억된다. 그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을 운명같이 만나고는 게이고 책 몇 권을 더 읽어 보기도 했다.

이 책이 그런류들과 같은점은 살인 사건이 꼭 일어났다는 것과 해결한다는 것. 다른점이라면 대부분은 중심이 되는 주인공이 명철한 두뇌를 가졌지만 무척 냉소적인 사람이면서 평범한 사람. 여기선 주인공인 남자 상사와 그 부하 여직원이 대기업의 자제라는 사실. 다만 상사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타입이고 부하 여직원은 자신의 배경을 철저히 감춘다. 둘의 묘한 공통점은 추리력이 오십보백보에다 단순하기가 거의 똑같다. 귀하게 크신 두 분이신지라 자신들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폭좁은 사고를 한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사건현장에서의 초등수사를 진두지휘해도 보이는대로만 해석하거나 혹은 가끔 고도의 추리를 한다는게 무식이 탄로나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나마 부하 여직원이 커버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대기업의 무남독녀 입장서 보면 하찮은 젊은 남자 집사가 있다. 고분고분하고 무척 예의바르다. 깎듯하기가 몸에 배어 넘치지도 벗어나지도 않는다. 때론 한 까칠하는 아가씨의 심중을 기막히게 읽어내니 달리 코투리 잡을 일이 없다. 그런데 이 아가씨의 직업이 여형사. 집에선 그리 음전한 옷차림에 너무나 아리따운 모습으로 있다가도 출근을 하게 되면 와일드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집사가 운전하는 리무진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마치 달려라 키트 하고 부르면 달려오던 차처럼 언제 어디서나 집사는 대기중였다 가 나타난다. 물론 경찰서에서는 알지 못하게 말이다.

아가씨는 말벗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일거수일투족이 어쩜 집사와 대화를 하게 되는 상황. 더구나 부잣집에서 귀히 자랐기에 세상 경험도 많지 않아서 추리력에서도 늘 한계에 부닥친다. 전직이 야구를 좋아했고 사립탐정을 동경했다는 집사에게 아가씨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혹은 저녁식사 후에, 그도 아니면 리무진 안에서 말을 한다. 처음엔 멋모르고 얘기했다가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듣고는 삐져서 말을 안하고 성깔을 부린다. 목마른 사람이 샘판다 했던가. 아가씨는 마치 다 알고 있지만 네 의견을 존중하겠노라는 투로 질문을 하는데...집사는 그런 의중을 다 알면서 니밀거리기도 하고 쫑크도 주며 ...그야말로 얼르고 뺨친다. 그런 대화가 있을때엔 집사가 완전 상전이 되고 아가씨는 꼼짝 못하는 집사처럼 말을 잘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 그럼에도 그 순간이 지나면 깎듯한 집사로 돌아가 늘 아가씨의 공적이 된다.

남자 상사는 은색 고급차를 늘 과시하는데 어느새 부하 여직원에게 마음이 끌리고...부하 여직원의 상황을 모르는 상사니 미모의 여형사를 보면서 자신의 차에 태우고 싶어하고 식사라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비치는데...샐쭉해지며 단칼에 거절하는 우리네 아가씨. 그렇다고 대놓고 쌀쌀모드는 또 못한다. 왜냐? 직장 상사니까. 이런 순진한 마음이 있는 아가씨다. 그저 상사의 과시욕을 보면서 은연중에 자신의 집보다는 재력이 덜함을 알고 귀엽게 봐 줄뿐이다. 가진자의 여유로움이라고 해야나. 암튼 풍족하게 자란 사람의 신경 쓰지 않는 태도다. 다음 책이 나온다면 남자 상사와 부하 여직원. 그리고 아가씨와 젊은 집사의 삼각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수상한 기류는 감지되지 않지만 말이다. 나랑 생년이 같은 작가. 분명 재주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유쾌한 추리물은 언제든 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