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제목이 끌림은 되던데, 그건 명탐정이란 단어 때문이었을 게다. 그보다는 '그냥, 컬링' 저자의 신간이라는데 더 끌렸다.

<이책은>

서평 의뢰를 쪽지로 받았다. '그냥, 컬링'이 북카페서 당첨되어 서평을 올렸고, 그렇게 블로그를 훑어 보셨다나...

<저자는>

저 : 최상희 ---발췌하다 전주에서 태어나 자랐다...『그냥, 컬링』으로 2011년 제5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그 외 쓴 책으로 소설 『옥탑방 슈퍼스타』와 여행서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 『사계절, 전라도』 등이 있다.

<책내용 맛보기>

『명탐정의 아들』은 왕따, 자살로 얼룩진 지금 청소년의 모습을 명탐정의 ‘아들’이라는 전에 없던 신선한 발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아빠는 얼렁뚱땅 카페 겸 탐정 사무소를 차리고, 기왕은 원치 않게 명탐정의 아들이 된다. 하지만 매번 들어오는 건 고양이 실종 사건뿐. 파리 날리던 카페에 드디어 의뢰인 오윤희가 찾아온다. 행운의 열쇠 ‘온리럭키’가 사라지고 동생이 수상쩍은 행동을 일삼자, 열쇠의 행방과 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 오유리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책 읽은 소감>

○청하게도 말이지, '그냥, 컬링'으로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는 책표지를 보고선, 명탐정의 아들로 또 수상했구나 글케 생각했고, 그렇게 포스팅도 했음을 밝힌다.

 

내 아이는 고3이자 남학생이다. 아이를 하나 두었음에 오냐오냐 받아줬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아이가 모질지도 못하고 여리다. 남성적보다는 여성의 섬세함이 있는데다 생김새도 가늘가늘(좋게 말해 꽃미남 스타일이다). 이게 내 아이한테 그리도 스트레스 요인이었던 걸 몰랐었다. 아이가 중학때부터 무지 힘들어했다가 고2때부터 점진적으로 조금씩 극복되었음을 이제는 알겠다. 그러자니 그 모든 이유도 모르는 스트레스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특히 나, 엄마) 푸는데, 얘가 미성숙한 사춘기 소년이다보니 표현에서 나를 자극하는거다. 서로가 의사소통이 감정분출로 이어지기를 매번. 그러자니 서로 말을 잘 안하게 되는 경지의 반복. 이제는 이 단계를 넘어서니 서로가 많이도 원활해졌다.

 

명탐정 고명달은 아버지요, 명탐정의 아들은 고기왕. 세상에나 이렇게 철딱서니없는 어른이자 가장이요 아버지는 또 처음이다. 딱, 한 대 팼으면 싶다. 어른 미성숙한건 조금더 성숙한 어른만 미치게 하기 쉽지.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음이 더 속없는 인간으로 보여서 아내는 스트레스일 것이다. 그런 엄마, 기왕이가 중학생이 되려는 찰나, 외국으로 날라가 버렸다. 자신도 독립이 필요하며 아들도 이제는 자립심이 필요하다는 요지인데, 기왕이의 생각은 다르다. 철부지라고만 매도하기엔 너무나 어리숙하고 단순하고 매력없는 아빠를 피해 좋은 남자가 생겼다해도 할 말 없다고. 그렇다해도 그건 엄마를 위해 나쁜 일은 아닐거라 생각하는 명탐정 고명달의 아들 고기왕이렸다.

 

엄마가 가기 전 계획했음이 분명한 후다닥 이사. 그 집은 카페도 하고 명탐정 사무소도 겸업인데 이로써 아빠의 직업은 몇 번을 갈아치운 것인지 ㅉㅉㅉ. 여기까진 그럭저럭 애교로 봐준다해도, 중학생이 된 기왕이의 늙수그레한 생각하며, 행동하며, 집안살림이며...도대체가 이렇게 하릴없는 어른이자 애아빠는 처음보는 캐릭터. 끝까지 읽는동안 몇 번을 줘팼는지 모른다. 영화 '과속스캔들'의 차태현 같은 천방지축에다 그 아들이 오히려 능청스러운데 딱 그렇게 그려지더라. 영화는 그래도 차츰 어른스럽게 변화해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여기선 그런 분위기를 조금은 폼은 잡는데, 클라이막스로 치솟아 반전을 꾀한다던지 그런게 없어서 아빠캐릭터는 내게 영 안좋게 남아버렸다.

 

기왕이네 탐정사무소에 첫 의뢰는 고양이 찾아달라는 것. 검은고양이 네로는 아니지만 검은고양이 찾기는 좀더 비용을 올려받아야 한단다. 왜냐? 고양이는 야행성이라 밤에 검은고양이 찾기는 웬만한 탐정이 아니고는 힘들다는...고양이 실종 사건만 간간히 들어와 그나마 생활비 조달을 하던 어느날 고양이 실종사건을 해결해준 그 의뢰인이 또 찾아오기에 이른다. 동생에 관해 미심쩍음을 전하는 언니. 이때만 해도 이상타는 감만 잡은 상태였는데  동생이 자살을 하고 ...우리네 명탐정의 아들 고기왕은 의뢰라서가 아닌 서둘러 사고사로 결론지어진 그 사건을 보며 의구심으로  파고 들어간다. 거기엔 기왕이의 처절하게도 아펐던 과거가 있었기에 감으로 잡은건데, 캘수록 그 뿌리가 길다. 길은만치 깊다. '왕따'

 

작금의 현실은 암울하다. 머리에 우울과 스트레스를 이고 살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세상이 되어간다. 급격한 사회화에 따른 가속도가 남겨준 후유증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날씨마저도 이상한게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음이라. 가뜩이나 경제사정도 힘든데 맘놓고 국산과일도 사먹기 어려운 지경에다 가뭄은 곡식과 농작물마저...이상기온에 따른 전력난으로 인한 에너지절약 대국민운동을 하질 않나...사람들이 잊을까봐 두려운지 간간히 들리는 어린학생들의 자살. 배후엔 여지없이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있고...그렇게 병들어가는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맘속들이 심히 안타깝다. 자신들도 보고도 못본체, 모른체 해야함을 어느새 인지하고 나만 아니면 되고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야는 학창시절이라니 ㅠㅠㅠㅠ

 

어른이 되고 보니 유년시절의 추억이나 정서를 많이도 파먹게 된다. 그걸 떠올리며 귀하게 사랑받았었다는 위안이 되고 미소도 짓고...그 안에서 잠시나마 활력을 찾고 그게 자양분으로 축적되어 있었기에 견디는 힘도 된다. 그때는 그랬지, 그랬었지 하며 지나간 날을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면서 현실을 잠시 잊어보고, 힘든 상황에서도 밝고 더 나아지는 내일을 계획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두고두고 꺼내보는 학창시절이 서로가 모르쇠로 일관하며, 나도 말을 안걸고 너도 내게 말걸지마 같은 무언의 숨막힘 속에서, 학생이라는 숙명의 본본인 공부만 하는 생활이라니. 돌이켜보아 떠올려질 추억하나 없는 유년시절이란 얼마나 비참할까. 삭막할까.

 

모두가 아픈 청소년들. 그들을 미치게 만들고 자꾸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투신하게 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 안에 풍요로운 안정이 없어서 같다. 왕자요 공주로만 곱게 길러지다 보니 세상의 나쁜 것, 어려운 것, 괴로운 것, 참아야할 것, 견뎌야할 것 들을 모두가 부모님이 미리 막아주거나 일러준 탓이지 싶다. '나'는 못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더할 수 없이 무조건으로 주는게 부모의 사랑이라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주는 것만을 편안히 여유롭게 받은 아이들은 심약하고 나약한게 당연한 결과. 결핍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이 힘든걸 참는다는건 죽음보다 더 견디기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결핍을 무진장 안고 자란 아이들도 괴롭기는 매한가지. 그네들은 또 여러 격차에서 오는 그 스트레스가 너무나 과중하고...비교하고 싶지 않아도 어느새 비교당하는 경지는 지구촌 한 켠에선 비만과의 전쟁을 하며, 한 켠에선 기아로 굶어죽는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이 책은 처음에는 조금은 시시껄렁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씁스레한 미소가 낄낄대게 한다. 점차로 왕따 얘기이자 기왕이의 과거가 들쳐지는데 그 아픔이 다가오는 듯하다. 내 아이가 당한 것 같은 느낌만치는 아니지만 얼마나 아플까. 그 마음을 어디 한군데 둘 데가 없어서도 아이들이 지레 죽겠구나 ... 얼마전 전국민을 가슴 아프게 했던 사진 한 장. 그 사진을 보며 아무렇지 않을 사람 나와봐!!!(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12/2012061200233.html ). 눈물짓는 그 순간 엘리베이터에 앉아 별의별 생각을 다 했을게다.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악마구리같은 괴롭히는 친구들이 없었다면 나름의 고민은 있었겠지만 가족들과  살았겠지...이 사진은 왕따가 부르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저마다가 다 아프다고 소리치지만 그 소리는 저마다의 마음속에서만 메아리치는 학교의 현실.

 

작지만 불씨도 지펴지고 있다. 성균관대가 최초로 발표를 했다. "학교폭력 반성 안하면 불합격 처리" (http://blog.yes24.com/document/6521923 ). 너무나 다행인건 학교 및 여성폭력피해자 긴급전화센터 117에 전화가 그리 많이 걸려온단다. 학생들이 드디어 아픈 마음을 내보인거다. 이젠 참다참다 둑이 터진거다. 울분을 토해내는거다. 경찰이 대응을 해주고 괴롭힌 아이들이 응분의 조치가 되니 피해학생들이 희망을 가지는거다. 이 지경이 되도록 이라고 자책만 하지말고 이제라도 바로잡으면 울 아이들은 밝고 건강한 학창시절을 수놓을 수 있으리라. 웃음이 사르라니 번지리라. 청소년의 정신이 건강한 나라. 그건 이 나라의 창창한 앞날이리라.

아빠캐릭터는너무미성숙하고, 아들캐릭터는너무애늙은이고, 내용이슬퍼서별을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