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태에 따라 돼지와 소 수백만마리가 생매장되거나 살처분되면서 어느 때보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물도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동물 생명권에 대한 재인식이다.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동물 생명권의 논리와 주장은 간단하다. 소와 돼지, 오리, 개 등 동물들도 인간과 함께 이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간다는 것. 또 인간도 결국 동물이며, 그럼에도 인간의 오만과 종 우월주의는 동물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조금만 더 잘해 달라고 혹은 그냥 내버려둬 달라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다.’ <동물 권리 선언>(원제:The Animal Manifesto)의 첫 문장이다.

동물을 보다 윤리적으로 대하기 위한 사회운동에 앞장서온 저자(콜로라도대학 생태학·진화생물학 명예교수)는 이 책이 “우리를 향한 동물들의 선언문”이라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 왜 중요한지, 왜 인간이 동물들에게 지금보다 더 잘 대해야 하는지, 인간은 왜 ‘온정 발자국’을 더 확장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저자는 차분하게 조목조목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6가지 이유를 들어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전환을 촉구한다.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 또한 온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무시로 이어진다’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온정적인 행동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이다.

저자는 “동물들이 인간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겪는 고통과 괴로움, 외로움,슬픔 나아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모든 행위를 즉시 멈춰야 한다”며 “사실 우리 인간에게는 그저 지금의 방식과는 다른 것을 선택하는 문제로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동물을 위하는 것이 곧 인간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