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과 사랑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아이들은 고달프다. 문명의 혜택을 풍부하게 받으며 경제적 여유 속에서 사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 나름대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또 그 아이들 나름대로. 어른 못지않게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매일의 삶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려 허덕인다. 그것이 그저 자신이 메고 있는 가방의 무게이겠거니, 가방이 무거우니 나는 그만큼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겠거니, 그러면 나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거니...그런 막연한 기대를 하며 그냥 고달픈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그것이 어른이 만들어준 삶의 무게인 줄도 모르고.

 

우리의 아이들이 위험에 빠져있다는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학한다. 학교폭력, 왕따, 그리고 그보다 더 끔찍한 범죄사건까지. 어디 그 뿐인가. 성적비관, 가정문제 등으로 끔찍한 선택을 하는 아이들도 나온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의 폭력성은 더욱 대범해져 이제 그걸 뉴스로 바라보는 내 마음도 점점 대범해져간다. 저 정도는 뭐, 이런 생각이 어느새 내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찌하여 이 땅의 아이들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범죄의 소굴로 접어들게 된 것일까. 또한 어찌하여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을 등지는 일이 생기는가. 사회와 부모의 사랑 안에서 한참 꿈을 꾸며 살아가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 어쩌다가 벼랑 끝으로 몰려가 아슬아슬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누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일까.

 

‘외로운 아이로 키우지 마라’에서는 그 원인을 어른들에게 돌리고 있다. 저자는 왕따, 학교폭력, 가장 슬픈 비극에 이르기까지 이건 모두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아이들은 아무도 없는 벼랑 끝에 내몰려 점점 고립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마음을 나누고 대화할 상대를 찾지 못하는 우리의 아이들은 외롭다.

 

어른들도 누구나 한때는 어린이였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면 그 세계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어린이들을 자신의 방향대로 몰아간다. 이렇게 어른들의 일방적인 생각과 무지, 몰이해 때문에 어린이는 야단을 맞으면서도 수긍할 수 없고 그래서 또 다시 야단맞을 만한 일을 한다.(28p)

 

‘외로운 아이로 키우지 마라’의 저자는 KBS TV 유치원 ‘하나 둘 셋’의 3대 사회자 하나언니를 맡았다. 그 후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 작가로 활동을 하다가 여러 대학에서 교육사회학 강의를 해왔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집약해 이 책을 펴냈다. 책 속에는 저자가 부모들에게 말하는 21가지 이야기가 들어 있다.

 

단순히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교나 조언이 아니라 육아심리학자들의 고전 이론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그것을 일상의 삶에 접목시켜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독자는 더욱 믿음이 가는 조언을 책 속에서 얻을 수가 있다.

 

부모는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많은 욕심을 부릴 때가 있다. 이것도 가르치고 저것도 가르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충분한 교육이 아니라 재밌게 뛰노는 것이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부모와 함께 뛰놀며 예쁜 꿈을 꾸는 것. 그것이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가 실제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자가 될 수 있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에 비해 부족함 없이 해줄 거 다 해주면서 키우고 있는데, 얘는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자꾸 엇나가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의 경제적인 뒷바라지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것이다. 자신을 봐주고 귀를 기울여주고 풍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 아이들이 원하는 건 그렇게 단순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