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가 엄마아빠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던 날, 그때의 기쁨을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말도 없이 그저 남편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가슴 속에서 출렁이는 알 수 없는 격한 감정에 나는 제대로 서있기도 힘이 들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남편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아가 초음파로 콩알만한 아기를 처음 봤을 때의 감격이란. 내 안에 정말 새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건가. 뚫어져라 초음파 사진을 보고 또 보며 혼자 웃고 울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아직 배도 나오지 않고 뚜렷한 임신증상도 없다보니 나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후에 찾아온 입덧 때문에 나는 임신의 기쁨이나 모성애 같은 걸 누릴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 힘들어하기만 했다.

 

내 안에 우리의 자식이 자라고 있구나, 하고 절실하게 실감한 건 아기의 태동을 처음으로 느꼈을 때다. 아기가 뱃속에서 콩콩거리며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던 날. 나는 너무 놀라 소리까지 지를 정도였다. 그 이후로 점점 강해지는 태동을 느끼며 하루하루 아기와 함께하는 행복감을 누려왔다.

 

아마 그 무렵부터였을 거다. 태아를 위한 태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

 

첫 임신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부부는 책과 강의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어나갔다. 그러면서 알게 된 태교의 중요성. 그건 신비로움이었다. 엄마아빠의 태교가 태아의 성장발달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태아가 바깥세상과 얼마나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 태아에게 소홀하거나 제대로 된 태교를 해주지 못할 경우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얼마나 큰지... 그런 것들을 알아가며 우리 부부는 태교에 많은 공을 들였다. 태담, 음악 감상, 책 읽어주기, 산책 등등을 하고 먹는 거 보는 거 듣는 거 모두 아기에게 이롭고 좋은 것만 골라했다. 스트레스 받는 일은 애초에 차단하고 가끔씩 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우울감이 몰려올 때면 남편은 나를 웃겨주기 위해 엄청난 애를 쓰곤 했다.

 

그렇게 태교를 신경쓰다보니 뱃속 아기에게 들려줄 태교책도 부지런히 사 모았다. 낮에는 내가, 밤에는 남편이 읽어주었다. 주로 동화책이 많은데, 그것 말고 무언가 새로운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만나게 된 책이 있다. 바로 ‘똑똑한 아이 만드는 뇌 태교동시’다.

 

‘뇌 태교동시’는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동시들이 담겨있는 예쁜 책이다. 그러나 단순 동시책만은 아니다. 태아에게 들려줄 동시와 함께 엄마아빠가 꼭 봐야 하는 중요한 내용들도 함께 실려 있다. 임신 주수에 따른 태아의 성장과정과 엄마의 변화를 설명해주고 그에 맞는 태교 방법을 알려준다. 촉각태교, 미각태교, 후각태교, 청각태교, 시각태교로 상세하게 구분되어있다. 각 챕터 안으로 들어가보면 그에 맞는 동시들이 예쁜 삽화와 함께 실려 있고 그 후에는 엄마 아빠가 직접 태아에게 태담 하는 방법이 소개된다.

 

아빠들은 태교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아빠도 적극 동참하길 권하며 아빠가 태아에게 태교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실제로 태아는 아빠의 묵직한 중저음 목소리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 남편도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왠지 뿌듯해졌다. 그래도 원래 자기 방식대로 태교를 잘 해주는 사람이라 굳이 책대로 똑같이 따라할 필요는 없는 듯했다. 그동안 태교에 소홀했고 이제와서 하려니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아빠들이라면 ‘뇌 태교동시’ 책에서 설명해주는 대로 따라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아빠, 엄마 배에 손을 올리고 따뜻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 주세요. 이번에는 엄마 배에 귀를 살짝 가져다 대고 다시 불러보세요. 어때요. 내가 느껴지나요? 나는 오늘도 쑥쑥 자라고 있어요. 이 안에서도 아빠를 느끼고 있으니 아빠도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느껴주세요!”
페이지 : 27p

 

 

 

태교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동시도 좋다고 한다. 동시는 운율을 살려 읽을 수 있는 음악적 장점과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동화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특히 동시에서 보여주는 반복되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좋다고 하는데 태아의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성을 발달시킨다고 한다. 동화보다 템포가 짧아 집중해서 읽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오감 태교는 태아의 뇌를 자극하여 뇌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니 매일 동화책으로만 태교를 해왔던 부모라면 ‘똑똑한 아이 만드는 뇌 태교동시’로 새로운 태교를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아직 태교가 낯설고 방법을 잘 모르는 예비부모들에게 더없이 좋은 책이다. 또한 퇴근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아빠가 호흡이 긴 동화책을 읽어주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면 호흡이 짧고 간단한 동시를 읽어주는 게 좋을 것이다. 오늘 밤에도 나와 남편, 그리고 뱃속의 아기, 우리 세 사람은 ‘뇌 태교동시’ 책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