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먹고 잘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집은 많은 의미를 품고 있다. 바로 가정이 머물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은 사람에게 안식을 주고 위안을 주며 사랑을 베푼다. 장기간 떨어져 있다가 들어가도 언제든지 환영해 받아주는 곳이 집이고, 내 처지가 어려워진 상태에서도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곳이 집이다. 그리고 집은 곧 가족이다.

 

현대 미국문학의 작가인 메릴린 로빈슨의 소설 [홈]은 집을 주제로 한 이야기이다. ‘돌아온 탕자’인 아들 잭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다. 아버지인 보턴 목사의 막내딸인 글로리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막내딸인 글로리는 타지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다가 자신을 배신한 약혼자 때문에 곤경에 처한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몇 달 뒤, 20년 동안이나 연락을 두절하며 가족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불량배 오빠 잭이 돌아온다. 그 잭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인 보턴 목사는 아버지는 아내와 사별하고 텅 빈 집에서 홀로 지내다가 병에 걸려 죽어간다. 하지만 두 남매를 조심스럽게 환영한다. 불량배인 잭은 어릴 때부터 문제만 일으키며 살다가 사건을 저지르고 가출을 해버린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집에 오지 않던 잭이 20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당연히 집에 모인 가족은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금씩 상대방을 향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아버지는 늙고 병들었지만 자식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두 남매는 서로의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 안아준다. 집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가끔은 서로 어색하고 서먹하지만, 또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돌아갈 수밖에 없는 곳. 그리고 그 안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은 서로에게 위안과 안식을 주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집이라는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 가족과 집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집이라는 것, 그리고 가족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그리고 부모님의 손을 한번쯤 잡아드리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다. 오랜만에 가슴 따뜻한 소설을 만나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