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간과 개는 친밀성이 가까워지고 있다. 나 역시 오랜 시간 개를 키워오면서 이제는 정말 가족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가끔은 나의 반려견도 자신이 스스로를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거 개 맞아? 싶을 정도로 스스로 능청스럽게 구는 걸 보면 영락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나는 내가 키우는 개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다 읽고 있으며, 눈빛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다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끔씩은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하는 반려견을 통제하기 힘들어서 애먹을 때가 많다. 녀석과 내가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 생각이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혼내는 방법으로 녀석을 통제하려 하고, 녀석은 나에게 반항하는 것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려 한다. 그 반항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개는 말썽을 부리는 방법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려 한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인간이고 개는 개다. 인간과 개가 서로 완벽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개는 인간의 호통에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반항만 할 뿐이다. 인간가 반려견이 좀 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없는 걸까.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는 인간과 개의 행동 심리학을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는 개가 하는 행동의 원인은 인간의 행동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인간과 개가 각자 의사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행동에 대해 오해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은 개가 사랑스럽거나 예쁘면 정면으로 바라보며 다가가 포옹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개는 인간의 그러한 행동을 공격의 신호로 보고 경계를 한다. 사나운 개를 만드는 건 결국 인간의 행동 때문인 것이다.

 

책에서는 개가 아무리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정면으로 다가가 포옹하는 걸 참으라고 충고한다. 또한 얼굴 위로 큰 손을 들어 쓰다듬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인간은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한 행동이 개에게는 위협적인 행동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의 행동 습성을 이해해야 한다. 개와 아주 친근한 사이가 아니라면 무턱대고 우리 방식으로 개를 예뻐해 주려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개를 제대로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인간이 개보다 우위의 서열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켜 주는 것이 좋다. 개를 사랑하고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 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