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비를 무릅쓰고

내게 책을 주기 위해 달려온 택배 아저씨

집에 도착해 책을 받는 기쁨이 비오는 우울함이 쑤~~웅 저 아득한 곳으로

날려 주었다.

그럼 책 이야기로 고고씽~~

엄마가 말한다

"어둠은 잠꾸러기 곰처럼 콜콜 잠만 잘지도 몰라.

그러니 겁 먹을 거 없어.

아이가 묻는다.

"엄마는 왜 날 무서운 데로 데려왔어요?"

다시 엄마가 말한다.

"음 그건 아무리 깜깜해도 뭐든 잘 해낼수 있다는 걸 알기 위해서야.

깜깜하다고 겁 먹을거 없어."

책을 처음 펼치는 순간

"야. 잘 지냈어?

모르는 사람이 내 뒤통수를 때리고는

"어 죄송합니다. 친구인줄 알고."

꾸벅 머쓱해 하는 지나가는 사람...

전혀 상관 없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채 20여 페이지가 되지 않는 짧은 동화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나로서는 그런 기분이었지만 어린 아이들을 겨냥한 동화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쉽게 읽힐 것 같다.

이 책은 아이와 엄마와의 대화 내용을 담은 따뜻한 동화이다.

아직 결혼 전이라 아이와의 교감은 전혀 알수가 없지만

암흑식당에서 어둠과 싸우며 밥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

어둠 따위는 그저 잠꾸러기 곰에 불과하다고 용기를 주는 엄마.

두 사람의 대화는 꽤 경이롭다.

나도 곧 할수있겠지 하는 기대감과 나도 엄마와 그랬겠지 하는 궁금중이

일게 하는 책이다.

눈을 보면서 입으로 하는 대화가 아닌,

마음과 마음으로 하는 대화는 상당히 매력적이며, 벅찬 일일 것 같다.

내 아이가 태어나고, 글을 읽을 수 있을 떄 즈음이 되면 이 책을

보여 줘야 겠다.

내가 읽어주는 것보다는 자못 느끼는 것이 남다를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아이가 흥미로운 눈빛으로 묻겠지....

"엄마, 그럼 나도 암흑 식당에서 밥 먹었어?

엄마, 그럼 나도 엄마랑 이렇게 얘기 많이 했어?"

종알종알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지는 예쁜

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상상을 한다.

짧은 내용의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의 소중함과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마지막으로 그림은 책 제목 그대로 암흑 식당을 그리기 때문에

주로 어둡지만 그래도 무섭기보다는 사뭇 따뜻함을 전해 준다.

다소 아쉬운 점은 이야기가 약간만 세세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고,

그림또한 좀 더 다양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나도 종종 엄마 뱃속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하는 궁금중이 일곤 했는데,

나처럼 그런 궁금중이 생기는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될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동화는 처음이라 색다른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