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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여행기일까, 에세이일까, 아니면 소설일까. 장르의 구분이 불문명한 책이 등장했다. 윤이형 소설가의 추천글처럼 '이런 형식의 이야기가 가능할까?'란 의문을 품게 된다. 아홉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서울과 도쿄, 소설과 여행기, 과거와 현재와 미래, 일상과 문화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아홉 편의 이야기 역식 연결되기도 하지만 각각의 독립된 단편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첫 이야기에 등장하는 말하는 고양이에서부터 발랄한 상상력은 시작된다. 도쿄를 여행 중인 저자가 '말하는 고양이'를 통해 우연히 마주친 자신의 '100퍼센트 그녀'를 찾기 위해 '고양이 탐정단'을 찾고, 갑작스레 한국에서 작업 수정이 필요하단 말에 '시간대여회사'를 통해 닷새간의 시간을 빌려 작업을 마무리하는가 하면, 잡지에 실린 사진을 보고 반한 카페에서 숍드로핑(Shop Dropping: 상점에 무언가를 몰래 떨어뜨리고 가는 행위)을 통해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아나키스트들과 조우한다. 말하는 고양이도, '사바'(고등어)를 다섯 번 외쳐야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고양이 탐정단도, 시간대여회사도, 숍드로핑을 하는 아나키스트도, 모두모두 신기하고 수상쩍지만 "절대 그런 존재는 있을 수 없어!"라고 외치기는 싫은 독특하고 낭만적인 존재들이다.

때문에 이 책의 배경으로 존재하는 도쿄는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곳곳에 실린 사진과 일러스트가 낭만을 더한다. 10년차 일러스트레이터인 이강훈은 수상쩍은 이야기에 어울리는 묘한 감성의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들을 담아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실제 카페와 고서점 등 장소들의 정보가 필요하다면 저자의 블로그(http://kokoon.egloos.com/)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무비위크, 정수진 기자)

도쿄펄프픽션, 무비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