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네가 만약 그런 말을 들었다면 네 기분이 어땠을 것 같니? 친구 입장도 생각해보고 말해야지. 너 같으면 기분 좋겠니?"   정직함을 넘어서 당돌함이 섞인 솔직함으로 때로는 함께 있는 주변인들까지 무안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아이에게 나는 곁눈질을 해가며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내가 아이에게 설교처럼 내뱉는 말이다.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무슨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 같은 어감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 더욱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친구들과 놀기 위해 엄마에게 거짓말을 한 리비가 거짓말 벌을 받으면서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은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리비의 다짐을 듣고서는 잘했다고 손뼉을 치는 아이에게... 차마.. 너도 리비처럼 약속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말이 나왔지만 꾹 참았다. ㅋ 리비의 사실대로 말하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새 옷을 자랑하는 친구에게 양말에 구멍이 났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리비, 윌리가 지리 숙제를 해오지 않은 사실을 윌리보다 먼저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리비, 그 이외에도 리비는 친구들이 알지 않아도 혹은 몰라도 될법한 이야기들의 진실을 모두 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은 리비의 마음은 편해졌을지 몰라도 친구들과 이웃 아주머니는 모두 리비를 멀리하기 시작하였다. 리비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책을 읽던 아이는 "아마.. 예쁘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일 거야.. 내가 리비 눈썹 올라간 거 봤거든.."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렇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은 좋은 거지만 리비가 말한 사실들은 대화 장소, 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곧 리비도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말이 비쩍 마른 말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엄마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사실이지만 그것을 생각 그대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서는 참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어른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 좋은 말, 듣기 싫은 말들을 에둘러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것이 미숙하다. 알면서 안 하는 것이 아닌데... 미숙한 일을 못한다고 야단칠 것이 아니라 이렇게 경험과 이해를 통해서 스스로 깨닫는다면 더욱더 상대편을 잘 이해하게 될 텐데 말이다... 난 언제나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는 말로만으로 아이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구나 말로 받은 상처는 아물기가 참 힘든 거 같다. 난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상대편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그것은 결코 올바른 진실 말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말을 내뱉기 전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이야기한다면 예쁜 진실 말하기는 언제나 100%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부드럽게 말해주면 삼키기가 더 쉽겠다는 이웃 아주머니 말처럼 이제부터 아이와 함께 진심과 애정이 담긴 "사실 말하기 게임"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