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사다리]

 

 

'사랑이 변하니?' 라는 대사가 나오는 영화가 생각났다.

책의 도입부분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젊은수사와 한여인의 사랑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책은 점점 읽는속도를

더해갈수록 개인의 사랑을 포함하면서도 한 인간의 사랑을 넘어선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큰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아마 작가가 요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알리고 싶었으리라...

하느님의 사랑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게 된다.

특히 사람을 사랑함에 있어서의 선택과 결정은 곧 죽을때까지 그 사람과 함께 한다는 맹세일것이고 그 결정은

변하면 안되는것이 아닐까.. 라고 아주 깊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마치 영화속 대사 한마디로 표현되는 것처럼.....

 

'사랑' 단어적으로는 정확하게 설명할수 있지만 왜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질문받는다면 난 과연 대답할수

있을까? 아마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냥...'이라는 단어가 제일 스칠지도 모르겠다.

이 책도 그랬다. 주인공인 요한과 소희가 서로 사랑하게 된것은 아마 운명이었을것이다.

책속 요한이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거지요. 우선권을 준다는것은 우선권이 없는

모든것을 희생한다는 것이지요." 수도자의 길을 걷고있는 요한과 소희는 사랑하지만.. 이루지기 힘든 사랑이었다.

하지만 요한은 소희를 위해 자신이 지금껏 걸어왔던. 당연히 성직자가 되리라 생각했던 길을 포기하고

소희를 선택하기로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난 내가 원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나의 사랑이 이루어지는것을 원하는건지 상대방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는것인지...

 

공지영의 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는 남.여간의 개인적인 사랑을 도입으로 시작하여 무종교인들은 아직 체험하지

못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국전쟁전 독일에서 한국으로 오셔서 평생을 한국수도회에

헌신하신 토마스수사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요한의 할머니가 살아오신 이야기를 통해 난 책을 읽는내내

가슴뭉클하였고 때로는 눈물 흘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기적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면서 사랑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도 하였다. 요한과 소희는 사랑하지만 결국에는 이별을 택한다.

한여자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위해 수도자의 길을 포기하려는 요한.

하느님을 사랑하는 요한을 알고 있기에 그의 사랑을 위해 요한을 포기하는 소희.... 난 어느쪽 사랑을 택할수 있을까?

둘은 이별했지만 사랑마저 이별한건 아니다. "사랑은 가시지 않아요. 사랑은 가실 줄을 모르는거니까" 라고

말씀하신 토마스수사님의 말씀처럼 사랑은 남아있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