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밤에 잠을 자고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선 집이 꼭 필요한데 그건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음식을 보관 하고 천적들의 위협을 피해 안전하게 지낼수 있는 집을 모두 갖고 있는데, 그 모양은 제각각이다. 그 중에서 달팽이의 집은 특별하고 다른 동물들과 다른데, 바로 집을 등에 지고 다닌다는 점이다. 이제 막 하얀 알 껍질을 찢고 나온 꼬마 달팽이 두두의 집 찾기 여정이 이 책의 내용이다. 배가 고파 푸릇푸릇한 잎사귀를 먹던 두두에게 풀빛 애벌레는 자신의 집까지 먹어치울 셈이냐며 빽 소리를 지른다. 잎사귀가 짚이라고? 두두는 자신도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며 집을 찾기위해 길을 나선다.

 

제일 처음 만난 아기 쇠똥구리는 친절하게도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먹을게 많다는 말에 두두는 기뻐서 따라가는데 그 음식이 소똥이라는 것과 집안 가득 풍기는 소똥 냄새에 기겁을 한다. 상큼한 풀잎과 과일은 이 곳에 없었고 냄새도 고약해 곧바로 나온다.

 

그때 부지런히 기어가는 개미들을 만난다. 우리 집엔 방이 많다며 두두를 초대하는데 방금 전과 같은 일을 겪지 않으려 "냄새가 고약하진 않지?"라고 묻는다. 다행히도 걱정없다니 기분 좋게 따라나서는데 개미들의 말대로 정말 방이 많았다. 곡식창고, 여왕개미의 방, 먹이 창고, 알이있는 곳, 애벌레의 방,죽은 개미의 방 등 구경하는 것만도 힘들 정도였다.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이 방 저 방 다니느라 온몸이 쓸리고 아파서 견딜수가 없었다. 방이 많아도 몸을 혹사시키는 집이니 이 곳도 불합격이다.

 

두두는 열심히 집을 짓고 있는 거미에게 내가 살 괜찮은 집은 없냐며 하소연을 한다. 거미는 자신의 집을 더 늘리는 중이라며 같이 살자고 한다. "고약한 냄새가 나거나 까끌까끌한 집은 아니지?" 라는 두두의 물음에 거미는 줄에 매달려 그네도 탈수 있다고 한다. 그네를 탈수 있는 집은 얼마나 재미있을까~이 곳이 바로 내가 원하는 집이라고 확신하며 두두는 줄을 타고 올라갔다. 와! 세상이 한눈에 보이고 그네도 탈수 있는 이 집은 꿈에 그리던 집이였다! 하지만 두두는 거미줄에 묶인 벌레를 발견하게 된다. 나도 저 벌레들처럼 끈끈이 줄에 감겨 옴짝달싹 못하는거 아닐까 두려워진 두두는 거미 몰래 그 곳을 빠져나간다. 쇠똥구리 집도, 개미 집도, 거미 집도 두두에겐 어울리지 않고 불편한 집이었고, 두두의 실망은 점점 커진다.

 

실망과 피곤함에 쉬고 있는 두두에게 갑자기 길앞잡이가 쩝쩝 입맛을 다시며 나타난다. 두두는 깜짝 놀라 더듬이를 바짝 움츠렸는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껍데기 안으로 쏙 말려 들어간 것이다. 껍데기 속으로 사라진 두두를 놓쳐버린 길앞잡이는 돌아가버렸고 두두는 한숨을 돌리게 된다.

 

집을 찾는다는 두두에게 노랑나비는 웃으면서 등 뒤의 껍데기가 집이라는걸 알려준다. 태어나면서 함께 해 온 등 껍데기가 집이라니! 그토록 찾아 헤맸건만 찾지 못한 집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다니! 게다가 껍데기는 고약한 냄새도 안나고, 껄끄럽지도 않고, 끈끈이 줄에 묶일 염려도 없는 최고의 집 이었다. 그제서야 두두는 환하게 웃는다. 자신의 집을 갖게 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