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펼쳐든 책이었다.

말하는 돌이라니, 그렇고 그런 황당한 이야기겠지.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 따뜻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인간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이야기라고 할까?

 

지호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그 후 말을 잃어버린 아빠와 함께 할머니 댁에 살러온 아이이다.

전학을 왔고, 몸집도 작고 게다가 심한 아토피까지 앓고 있어 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거친 세 아이들에게는 폭력을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말 한 마디 하지 못하는 유약한 아이라 늘 혼자였던 지호는 새, 나무 등과 같은 자연물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데 익숙해진다.

어느 날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인물(?)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이 책의 제목인 말하는 까만 돌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줄리 선생님 또는 아줌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 책 속에는 많은 비밀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지면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면 그건 스포일러가 된다.

아이들이 읽는 책이니까 단순할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는데 언뜻언뜻 나타나는 반전에 무릎을 치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아, 정말 잘 쓴 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말하는 까만 돌! 물론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그 황당한 이야기가 하나도 황당하지 않게 느껴진 것은 아마도 이 작가의 역량이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