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북극곰에 대한 이야기,동물의 왕국,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의 삶, 바닷속 동물들의 삶에 관심이 많아

놓치지 않고 보고 다큐프로를 하루종일 찾아다니며 보곤 한다.

직업과도 상관이 있겠지만 동물에 대한 책은 어떻게든 찾아 보려하는 욕심이 있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내 시선을 잡은

이 책은 얼핏 봐선 누군가가 시베리아를 정복한 듯한 느낌이었지만 책장을 넘겨본 후 단번에 구입해야겠다. 

내가 읽어야하는 책이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저자는 20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이 책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시베리아 호랑이-3대의 죽음> 으로 영화제에서 관객상,

특별상등을 받았다고 한다.

1995년부터 야생호랑이의 흔적을 찾아 산맥을 넘나들며 오지 않는 호랑이들을 기다리며 기록하며 20여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열대지방에 사는 호랑이와는 다르게 시베리아호랑이는 체구도 훨씬 크고 돌아다니는 영역도 벵골 호랑이보다 100배는 넓다.

철저하게 인간의 눈을 피하고 광활한 산맥을 은밀히 누비며 다니기에 학자들도 평생에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는 시베리아호랑이는

그들의 생태가 많이 밝혀지지 않아 신비로운 존재로 또 그들을 신처럼 숭배하는 원주민들까지 있다.

[한 때 밀림이라고 불렸던 두만강 북쪽의 숲은 이제 밀렵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 35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시베리아호랑이가 매년 수십 마리씩 죽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용맹하고 신성시되던 한 종족이 인간의 손에의해 멸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13p]

시베리아호랑이도 예외는 될 수 없었다. 문명의 발달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아직 그들의 삶이, 그들의 존재에 대해 채 밝혀지기전에

그들을 멸종의 위기에 넣고 말았다.

사라저가는 시베리아호랑이와 그들을 신성시여기는 우수리 원주민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돌이키기 위하는 마음을 담은 저자의

마음을 시작부터 느끼며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이 책을 읽어나간다.

보통은 다큐멘터리로 생생한 영상을 보며 많이 알려지지 않는 동물들 혹은 원주민들의 삶을 봐왔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라함은 눈으로 보여지는 

영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래서 책을 보고 장면장면을 떠올리기까지가 처음에는 순조롭지 않았던 것 같다.

[절벽 꼭대기마다 독수리가 한마리씩 앉아있다.마치 장돌뱅이처럼.이시기에 여기오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다 안다는듯.

먼 산을 쳐다보고 딴청을 피우며 조용히 기다린다.아직 눈을 껌벅이고 숨을 헐떡이지만 이 사슴은 가망이없다. 산지기 스테파노비치가

머리에 총을 쏘아 사슴을 잠재우려고 한다.나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총소리가 싫다. 호랑이를 찾아 소리없이 움직이는 직업병 때문일까.

고요한 자연의 흐름에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 고통스럽겠지만 사슴은 제 운명을 자연의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

결국 절벽 꼭대기에 앉아 있는 녀석들이 차지할 것이다.-23p]

눈으로 보는 영상보다 더 생생하고 더 현실감 넘치는 묘사와 생생한 사진을 간간히 볼 수 있는 이 책은

블러디 메리 라는 암호랑이의 3대에 걸친 삶을 보여주며  학자들도 보기 힘들다는 시베리아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신중하고 나름대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시베리아호랑이들의 규칙이 있는 삶을 보며 순리를 배우게 되고 그들만의 살아가는 방법을

보게 된다. 그리고 놓칠 수 없었던 건 늘 주인공이고 관찰의 대상이었던 야생동물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영상에 담으며 겪은 저자의 노고도 볼 수 있고 시베리아호랑이의 삶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중간 입장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방에 앉아서만 보던 다큐멘터리를 접하던 느낌과는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

오지랖이겠지만 시베리아호랑이의 삶에 대한 이 책에 감상포인트를 맞춰야했는데 쉽게 할 수 없는 한가지 일을 오랜시간 힘들게 버텨오며

베태랑이라는 위치에 서기까지 외롭고 힘들었던 저자의 일에 대한 애착에 나의 미래를 비추어보기도 하며 마지막까지

감동을 늦출 수 없었던 책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영상을 찾아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