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작가 에멜리에 셰프의 데뷔작 <마크드 포 라이프>를 읽었다. 처음 듣는 작가이고 제목이나 표지가 느낌이 딱 왔던 건 아닌데, 책을 펼쳐서 읽는 순간 ‘아, 이 책은 재밌겠다.’ 느낌이 왔다.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놀랐다고 해야 할까? 진짜 또 한 편의 매력적인 북유럽 소설을 만나서 기쁘다. 아무튼 앞으로 이 작가의 책이 새로 나온다면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푹 빠져서 재밌게 읽었다. 일단 이 책이 주인공 야나 베르셀리우스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하니까 앞으로 남은 시리즈를 무조건 읽어야겠다.

 

이민국에서 망명 문제를 담당하고 있던 고위관료 한스 율렌이 자신의 집 거실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채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먼저 시체를 처음 발견한 그의 아내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하지만 아이의 손바닥 자국이 중요 증거로 발견되면서 사건 현장에 아이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됐다. 혹은 그 아이가 범인이거나? 근데 신기한 게 그 이민국 고위관료의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 아이의 손바닥 자국은 어떻게 된 걸까. 경찰은 단서를 잡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었다. 이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된 야나 베르셀리우스라는 젊은 여 검사. 주인공인데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똑똑하고 유능하며 언제 어디서든 차분한 여성인데 사실 그녀는 어둡고 냉혈한 과거를 소유하고 있다.

 

며칠 후 어느 해안가에서 어린 십대 소년 한 명의 시체와 이민국 관료의 살해도구가 발견되면서 경찰은 분주해진다. 그리고 어떤 상황의 시체를 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야나 베르셀리우스는 소년의 시체를 보고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왜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 이제 그녀는 경찰보다 빨리 범인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야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에서 벗어나 자신의 과거를 찾아내고 보호할 수 있으니까.

 

점점 범인을 좁혀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중년 남자가 폭력으로 살해된 채로 발견된다. 도대체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세 남자의 죽음은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 과연 야나 베르셀리우스가 만나게 될 진실은? 현재의 세 살인 사건의 수사와 더불어 한 소녀의 이야기가 교차해서 진행되는 구성인데 소녀의 이야기를 읽을 땐 가슴이 많이 아팠다. 아무튼 별 기대 없이 펼쳤다가 완전 반한 소설이었다. 에멜리에 셰프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