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씽’의 원작소설 <에브리씽 에브리씽>을 읽었다. 읽기 전에 영화 ‘안녕 헤이즐’ - 소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가 생각나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소녀 매들린. 소녀는 17년 동안 집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적이 없다. 왜? SCID라고 중증복합면역결핍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무균 처리된 곳이 아니라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세상 모든 것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니까.

 

그래서 매들린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무균 처리된 집 안에서만 지낸다.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수업을 들으며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 만났다. 남편과 아들을 사고로 잃은 후 매들린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엄마, 매들린에게 힘이 되어주는 간호사 칼라... 그들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지금까지 안전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옆집으로 이사 온 올리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매들린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집 밖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소녀의 첫사랑이었다.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었던 매들린이었는데 이제 머릿속은 올리만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올리와 함께하는 평범한 삶, 사랑을 꿈꾸기 시작한다.

 

매들린에게 세상 밖은 정말 위험한 곳이다. 그렇지만 가장 위험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올리와의 사랑을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매들린과 17년간 단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와 본 적 없는 소녀에게 세상을 열어준 소년 올리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딸을 잃을까 걱정하는 엄마, 소녀를 응원하는 간호사 칼라의 이야기까지 너무나 풋풋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매들린처럼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죽음을 무릅쓴 사랑 아닌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내 전부를 건 것이다. 대단한 것 같다. 캐릭터들이 정말 사랑스러웠고 매들린이 올리를 만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떨리고 흐뭇했다.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사랑’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 정말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인 것 같다. 매들린의 말처럼 정말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모든 것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사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