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나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 작가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맥스 루케이도’를 말할 것이다. 그 시절, 나는 나 혼자 그의 글을 읽는 것이 아까워서 선물을 사야할 일이 있으면 늘 그의 책을 손에 집었었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책 한권을 사더라도 신중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작가의 이름 하나로 선뜻 책을 구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그이고, 작가에게 꽂혀 연속적으로 한 작가의 책을 읽는 경험을 선사해준 것도 그이다. 이정도이면 맥스 루케이도가 나에게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것이다. 

이 책, 맥스 루케이도 묵상집 ’은혜 365일’은 그의 이름 하나로 선택하게 해 준 책이다. 세월이 흘러 그가 나에게 주는 영향력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이름 하나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얼마 전 다른 출판사에서 365일 가정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책을 구입하여서 같은 맥락의 책이 2권이나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365일 그의 글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되었다.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책은 말 그대로 가정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찬송, 성경, 말씀, 생각할거리, 기도의 순서로 기록되어 있다. 반면 이 책은 그의 많은 저서 중에서 골라 낸 이야기들,그리고 그와 관련된 성경구절로 구성되어있다. 전부 다 읽으면 나중에 재미가 없을 것 같아 한 부분만 골라서 읽어보았는데 맥스 루케이도의 장점인,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묘사가 잘 드러나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책의 크기도 작고, 가벼워서 들고다니면서 여러 번 읽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와 더불어 생각할거리를 주었다면 더욱 풍성한 묵상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어쩌면 틀에 박힌 질문보다 글을 읽으며 나에게 떠오르는 말씀에 귀기울일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묵상집의 이름으로 나온 책이기 때문에 단숨에 읽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글을 천천히 씹어 음미하면서 읽어나가면 처음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글에서 주는 질문들 (각자 다른 질문이 될 것이다) 에 대하여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다보면 하나님께서 나에게만 주시는 말씀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작가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의 도구로 이 책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하여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씀을 나에게 주셔서 2009년 한 해도 승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