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휴식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휴식이 필요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휴식, 더 열심히 일 하기 위한 휴식, 즐기기 위한 휴식 등 휴식의 목적은 모두 다르다. 여행을 떠나기, 밤낮을 구분하지 않고 자기, 책을 읽기 등 휴식의 방법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때로 우리에게 삶에서 쉬어갈 수 있는 쉼표 하나가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나에게는 바로 지금이 그렇다.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일 할 곳이 있어서 행복한 나이지만 그 모든 것들이 삶의 테두리 안에서 요동치며 나를 지치게 만들곤 한다.

마음이 지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이 때 나는 달콤한 휴식을 꿈꾼다.

하지만 휴식이란 무엇일까. 긴 연휴를 보내며 내가 느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몸을 편안히 오래 쉬게 한다는 것이 휴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내가 누리고자 하는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알기 원했다.

내가 찾는 쉼은 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이었다. 그것은 오랜 과업을 마친 후에 찾아오는 육체적 휴가가 아니라(물론 하나님은 이것도 허락하시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일을 통하여, 그리고 나의 삶의 순간을 통하여 찾아오는 마음의 휴가였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수선의 한 형태이다. 이음매에 붙어 있는 회반죽과 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안식일을 회반죽에 빗대어 말하였다. 질그릇 같은 내가 세상 여기저기에서 부딪쳐 마음이 갈라지고, 틈이 생겼을 때 그것을 메워주는 회반죽. 결국 안식일이란 내가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힘을 주는 날인 것이다.

그런데 원래 나에게 안식이란 휴식과는 다른 말이었다. 안식일이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한 날이며, 그로 인해 내가 준비하고 봉사해야 하는 날이었고. 안식일에 나는 평일보다 더 지치고 힘들어했다. 하나님은 안식일에 하나님을 기억함으로써 더 큰 평안함을 누리길 원하셨는데 나는 하나님을 위해 일한다는 명목으로 내 남은 힘을 모두 쏟아 부었던 것이다. 어느 것에도 휩쓸리지 않고 고요하게, 그리고 잠잠하게 하나님을 찾는 마음. 그로 인해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안식이 나에게 필요함을 깨닫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이 바뀌는 것보다 우리의 생각이 바뀌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과 자세를 갖기 원하신다.

지금 나의 생각은 책을 읽기 전보다 ‘안식’이라는 단어 앞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처럼 안식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분주한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안식의 마음을 계발하고 싶다.

이 책에서 작가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안식의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와 같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안식을 우리에게 주신 선물로 소중하게 여기고 하나님께 되돌려 드리는 선물로 만드는 것이 예수님의 행동이었다.

저 옛날, 사람들이 율법에 얽매여 안식일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모습을 예수님은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진정한 안식이 무엇인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안식일을 종교적 법으로서 숭배하던 사람들이 보기에 그 행동은 악한 것이었지만 사실은 진정한 안식이 무엇인지 알려주신 것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날을 우리가 마음껏 누리되 그 의미를 손상시키지 않는 것, 즉 평안하고 편안하게 쉬되 죄를 범하지 않는 것과 하나님을 기억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 예수님을 닮은 안식의 마음과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를 비우고 채우는 참된 안식은 완전한 확신과 신뢰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런 확신과 신뢰는 하나님은 선한 분이며 주권자이시라는 깊은 신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사실 안식하는 마음을 계발하기로 했고, 어떤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안식인지는 알았지만 결심과 앎만으로 내 삶에서 안식 할 수는 없다. ‘나는 안식하겠어! 하나님은 내가 안식하기 원하셔!’ 라는 말로는 안식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가 안식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향한 확신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풍랑이 일고 있는 바다 한 가운데에 떨어졌을 때도 나를 구하실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다면 내 마음은 평온할 수 있고, 안식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나를 도와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 가운데에 선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을 믿으면 잠잠히 기다리며 안식할 수 있다. 안식이란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 그 안에 거할 때 생기는 것이다.

나는 이제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진정한 안식과 휴식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것, 내가 하나님께 구할 때 후히 주시고 실은 이미 전부터 나에게 그것을 허락하셨다는 것을 말이다. 단지 지금까지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누리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이제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기 원한다. 비단 안식일이라는 정해진 날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삶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여 진정한 안식을 하기 원한다.

나의 삶을 요동치게 하는 것들 속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기억하기를 소망하며, 나에게 안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