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의 집/새러 그루언/한진영/두드림

 

보노보,

침팬지보다 조금 작아 흔히 피그미침팬지라고 알려져 있으며 온순하고 자유분방한 성 활동과 언어 학습 능력을 지닌, 아프리카 콩고의 낮은 구릉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 위기의 침팬지이다.

 

평소 영장류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가 유인원 연구단체에서 보노보들을 직접 보고 그들과 실제 대화를 나누는 등의 경험과 사실관계에 충실한 묘사는,

실험실 내 동물들의 열악한 환경과 비인격적인(?) 처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다.

 

캔사스대학에서 영장류 언어연구 프로젝트를 맡아 연구하고 있는 이사벨은 보노보들에게 가족과 같은 짙은 애정을 느낀다.

연구소가 폭탄 테러를 당하면서 큰 부상을 입고 보노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부상을 회복한 이사벨은 보노보의 행방을 찾아 나서고

마침내 미디어 재벌인 켄 폭스사에서 보노보들을 사들여 <보노보의 집>을 만들고 보노보들의 성 습성을 생방송하여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아낸다.

 

이사벨의 연구소에 취재를 한 경험이 있던 잡지 기자인 존은 <보노보의 집>을 취재하러 현지에 갔다가 역시 보노보들을 구출하러 온 이사벨을 만난다.

존은 이사벨의 동료이자 연인이기도 했던 피터가 켄 폭스와 짜고 폭발 사고를 일으키고 보노보를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것을 자신의 잡지에서 폭로한다.

 

그 후 보노보들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게 되고 이사벨은 다시 보노보의 언어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주인공인 이사벨은 책날개에 실려 있는 저자의 모습과 흡사하게 그려져 있었다.

또한 음식에 대한 여러 묘사는 여성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진다.

 

연구소의 폭발과 보노보를 찾아나선 이사벨과 그를 취재하는 존의 활약상으로 압축되는 이야기는 단순하고 반전이 주는 흥미도 기대할 수 없어 아쉽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보노보를 비롯한 많은 실험실 동물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환경에 대한 인간의 반성을 촉구하는 저자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소설로 보였다.

 

동물 실험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면 실험 대상 동물들에게 최소한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주는 노력과 함께 연구목적을 달성한 후 유기해 버리는 잔악한 행위 대신

저자의 바램대로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 보내줄 수 있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그 이상 다행한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그들에 대한 작은 관심 정도만으로도 변화의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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