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코트주식회사 조동웁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누군가 한 번쯤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할 수 없는일, 하기 싫은 일.

이 이야기속의 에스코트 주식회사의 대표이자 유일한 직원인 조동우. 그는 결코 만능인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친구에게 배신당하는 일도 겪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이 사람에게 한 번쯤 에스코트 받아보고 싶어진다!

 

보디가드를 해주세요!

오늘 하루, 자살하려는 나를 막아주세요!

우리 엄마와 키스해 주세요!

 

얼핏보면 왜 이런 일을 의뢰하지? 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속의 의뢰인들은 다 자신만의 사정이 있어 에스코트주식회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재치있고 따뜻하고 상냥한 마음씨는 있는 조동우! 그런 그이기에 모든 의뢰인들을 웃게 만들어 준것이 아닌가 싶다. 직원이 한 명뿐이지만 미래에는 그렇게 되고 싶다고 회사 이름을 '에스코트주식회사'라고 지은 사람. 글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든 생각은 이 '조동우'라는 인물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겨울코트 한 벌로 몇날 며칠을 보내지만 돈보다는 결국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진심으로 좋아하고, 진심으로 행동한다.

 

보는 내내 유쾌했고, 다 읽은 후엔 상쾌했다.

 

너무 슬픈 소설은 여운은 남지만 그 여운때문에 개인적으로 두 번 읽기가 망설여지곤 한다. 어떤 때는 슬픈 일이 일어나기 전 부분만 읽고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물론 이 책에는 절대 '악'은 없었다. 그것이 부자연스럽다면 부자연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렇기에 더 마음에 들었다. 요즘엔 뉴스를 봐도 인터넷 기사를 봐도 안타깝고 걱정되는 기사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면서 봤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끝' 이라는 말이 참 즐겁게 와닿았다. '이 세상에 이런 이야기가, 이런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문고판'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국내소설 문고판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영어원서를 읽을 때 paper book이라든가 아니면 일본원서를 읽을 때 얇고 작은 책 형태를 접해보기는 했으나 국내소설은 처음이었다. 적절한 크기에 읽기도 좋았다.

 

우울해질때면 이 책의 표지인 에스코트 주식회사의 문을 두드려야 겠다!

 

 

에스코트주식회사, 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