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시작된 이래로 지구 상에 생겨났던 수 많은 종들은 멸종을 맞이했다. 과연 이러한 멸종은 생명체가 지닌 유전자의 결함 탓인가, 아니면 단순히 그 시기에 그러한 불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벌어진 것인가.

 생물의 멸종에 관한 미스테리는 분명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 수 없다. 흔히 K-T 멸종이라고 하는 공룡들이 멸종이 우리에게 가장 유명하지만, 생명의 기나긴 역사들은 그 이전에도 이러한 대멸종을 반복해서 행해졌으며 개중에는 최대 96% 멸종률이 추정된 페름기의 대멸종이 벌어졌다는 지질학적 사실은 놀랍기 그지 없다. 저자는 운석충돌, 기후변화와 같은 멸종들의 원인들을 해명하는 동시에 그 이유가 필연적이었는가, 아니면 우연적이었는가의 의문을 던진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불량유전자와 불운 이 두가지 모두의 요소가 멸종에 영향을 끼쳤으나 불운의 요소가 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지구상에 볼 수 있는 생물들의 다양성은 수 많은 시간동안 축적된 보고와도 같은 것이다. 멸종의 확률과 종분화의 확률이 사소한 차이만을 가진다는 점에서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이러한 유산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행운일 것이다. 

  생물의 진화가 이루어진 기나긴 시간에 비추어 본다면 멸종의 위기란 그리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또한 생물이 멸종하는 이유가 그 생물이 선천적인 결함을 보유했기 때문이 아닌 단지 불운에 불과하다면 오늘날 다양한 종들이 인간에 의한 영향을 받아 처한 멸종의 위기란 결코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 다른 종들에게 멸종을 가져다 주는 재해와 같은 불운한 존재로 군림하기 보다는 수 많은 종들과 아우러 갈 수 있는 종족 중 하나이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