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발표되면서 하루키 신드롬이 일고 있는 것 같다. 하루키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발표되고 국내서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하는데 나는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일단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일본의 대표작가라는 것과 그의 작품 ‘상실의 시대’가 유명하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고 읽어본 작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가 전부였었고 그 작품을 읽고 놀랄만한 그런 감정이나 감동은 못 느꼈기 때문임이 그 이유인 것 같다.

아무튼 하루키 신드롬이 일면서 나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처음 읽으며 그의 작품세계에 빠져들려 노력하는 상태였다. 고작 작품 한 개를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판단을 하면 안되겠지만 일단은 앞서 말했듯이 크게 와 닿는 것은 없었지만 간결하면서도 웃음을 짓게 하는 그의 글이 조금은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다 좋은 기회에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이라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단편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작가의 단편들을 보면 나의 취향과 작가의 취향이 맞아떨어지는지 어느 정도 맞춰볼 수 있어서 단편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단편소설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아놓았던 점에서 일단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미발표, 미수록 글들을 담아 놓았다는 것에 대해서 더욱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두툼한 잡문집 속에는 많은 에피소드들이 들어있었다. 크게 나뉘어져 있는 것을 살펴보면 인사말 메시지, 음악에 관하여, 언더그라운드에 관하여,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 인물에 관하여,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 질문과 대답, 짧은 픽션, 소설을 쓴다는 것, 해설 로써 구성이 되어있다.

어떤 사람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보다 그의 에세이를 더 즐겨 읽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며 그말이 조금 공감이 되었던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들도 궁금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를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고 또 가까워 진 것 같았던 책이다. 이참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들도 구매해 놓았는데 천천히 조금씩 친해져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