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역사에 길을 묻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했고, 구한말 기독교학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러한 것들이 지금의 몇몇의 대학의 모태가 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시기에 교회를 통해서 이토록 엄청난 학교들이 세워졌던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 전국에 많은 기독교대안학교들이 세워지고 있지만, 이때 이미 교회마다, 학교를 세워 자녀들을 교육하고 신앙으로 양육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냥 단순히 학교만 세우고 교사만 불러다 교육한 것이 아니라, 오산학교 같은 곳에서는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하나의 “이상촌”을 만들어 쇠퇴해가는 대한제국을 일으키려고까지 했었다.

이러한 놀라운 이야기들은 난생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아니 충격 그 자체였다.

본서에 대해 짧게 소개하면, 책 제목이 설명하듯이 지금의 기독교학교에 대하여, 역사적 뿌리인 구한말의 기독교학교의 설림이념과 방향성 등을 살펴봄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총 6개의 장에서 5명의 교수님들이 기독교학교에 대한 통찰들을 나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읽었던 내용 중에서 많은 깨달음을 준 것은 백승종 대표께서 맡은 부분인 “2장 초기 기독교학교에서의 지역사회와 학교의 관계” 부분이다. 여기서는 오산학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어릴 때, 단순히 독립운동가들과 민족의 지도자들을 많이 길러낸 학교 정도로만 알았는데, 남강 이승훈선생에 대한 인간적인 면에 대한 설명과 그가 도산 안창호선생의 영향을 받아 양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오산학교를 설립하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오산학교가 그 지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는지 등등의 내용들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요즘 협동조합이나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데 구지 서양의 사례를 볼 것이 아니라, 100여년 전의 기독교학교 특히 오산학교에서 통찰을 찾는 게 옳을 듯싶다.

 

게다가 여러 장에서 동일하게 기술하고 있는 내용, 즉 복음이 전해지면서 성도들이 교회보다 학교를 먼저 지어 자녀들을 교육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개화가 늦어지고, 일제의 강점기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발전을 이룩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민족만의 저력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그 학교들이 모두 신앙교육 뿐만이 아니라, 민족교육까지 시켜줌으로 일제의 식민교육을 거슬러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는 민족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일 수 밖에 없었다.

 

교수님들이 썼기에 글이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정말 “책을 펴는 순간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는 강한 흡인력이 있었다.

 

기독교학교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싶은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