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안녕

(김병규 글 / 원유미 그림)

학고재의 전통문화 그림책 "대대손손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

영원히 손주들 곁을 떠나지 않을 줄 알았던..

할아버지의 죽음과 장례식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이에요..

 

종수 종지의 할아버지는 시골 읍에서 만물상 가게를 하고 계십니다..

명절도 생신도 아닌데..기차를 타고 할아버지를 뵈러 갔는데..

1년 365일 내내 문을 여는 가게가 닫혀있어요..

안방에 누워 계시는 할아버지..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시곤 이내 눈을 감으십니다..

"할아버지께서 먼 델 가실 것 같구나."

할머니가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아주 깊은 잠에 빠지신것 같은 할아버지..할아버지께서 이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빠와 삼촌들은 무명베 상복을 입고, 머리엔 두건과 굴건을 덧쓰고 손엔 지팡이를 짚었습니다.

엄마와 숙모들도 전통 상복에 굴건을 썼어요..

손님들은 할아버지께 큰절을 두번 올리고 상제들과 맞절을 합니다.

조문을 마친 손님끼리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죠..

할아버지를 산소에 모시기 위해..관에 모셔진 할아이버지가 꽃상여를 타십니다..

상여 앞쪽 맨 위 용머리 사이에, 호랑이를 탄 채 팔짱을 긴 동자상이 있어요..

이 동자상이 할아버지를 하늘 길로 안내를하죠..

상여 곳곳에 쥐, 원숭이, 토끼, 닭들이 꾸며졌는데..모두 할아버지의 먼 여행길을 도와주죠..

꽃상여 앞에 영정을 안은 종수가 섭니다..

묘지에 도착해서 제물을 차리고, 목두 곡하며 절을해요..

할아버지의 관을 땅속 구덩이에 고이 내려놓고 아버지가 삽으로 흙을 떠서 관 위에 뿌려요..

"할아버지..안녕히 가세요....."

아들과 함께 읽는내내..예전 친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적이 자꾸만 떠올랐네요..

차를 타고 가는내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초조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날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봤는데..

그렇게 강인하셨던 아버지도 우시는구나 싶어..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저도 그만 따라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요즘 어린이들은 장례식장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 책을 통해서 아들램과 함께 장례식이란 어떤거다..

죽음 이란 어떤거다라며 조금씩 알아가보았네요..

아직은 너무 어린 아들램이기에..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커가면서 조금씩 이해할수 있도록 종종 읽어주며 접할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사람이란 언제까지나 영원히 살수 없는 존재이기에..

굳이 죽음이란 어둡고 무서운 것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로인해 삶의 의미를 한번더 되새길수 있도록..

죽음을 통해 삶의 경이로움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어요..

하루하루를 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