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월보다 2주정도 빨리 출간되는 샘터. 그래서였나보다. 추석이 담긴 전월에 표지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불평했는데 정작 추석당일 펼쳐보게 되는건 10월호이니 10월호에 둥그런 보름달과 하하호호 웃는 사람얼굴이 그려져있는걸 보고 아차싶었다. 자세히 보니 보름달과 쏙 빼닮은 전부 사람의 얼굴이라니.

 

이번호에는 다른 달보다 더 맘에 드는 내용이 많아 이것저것 자랑하고 싶지만 그리되면 리뷰만 보고 정작 책을 안보는 사람이 있을것 같아 또 간추리고 간추려 몇가지를 소개해본다. 우선 방속작가이자 작사가이기도 한 양인자님의 컬럼은 이번호에는 주제가 '책'그것도 책정리를 하시면서 겪은 에피소드에 관한 글이었다. 이사한지 몇달 되지도 않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또 수십권의 책이 늘어난 터라 그렇잖아도 관심가는 주제인데 정말이지 책이 뚫어져라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 책정리를 하자고 맘먹고 책을 펼쳐놓고 앉으면 버려야 할지 나눠야 할지 구분한다는게 그냥 그자리에 앉아 재차 읽으며 결국 단 한권도 책장에서 떼어놓지 못했던적이 한두번이던가. 양인자 작가님도 크게 다르지 않음에 책좋아하는 동질감과 공감으로 짧은 분량인데도 여러번 읽게되었다.

 

앞서 표지에서 밝힌 것처럼 추석과 관련된 글들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 해외사느라 오지 못한 언니를 빼고 어쩌다보니 추석 당일 저녁 부모님가 나 이렇게 셋이 앉아 tv 다큐를 보는데 내용이 '치매'였다. 그러고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미처 다 읽지못한 샘터를 폈는데  독자 한윤희님의 글 '예쁜 치매, 미운 치매'를 만날 수 있었다. tv 를 보면서도 치매라는것이 어느정도 진행을 더디할 수도 있고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가족, 주변사람들의 보살핌이라는 결론이었는데 샘터에 실린 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정불화의 원인까지 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질병이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수용적인 태도를 가지면 예쁜 치매가 될 수 있다는 글에 안도가 된다. 치매 부모나 형제 혹은 지인을 알고 있던 분들이라면 이글이 크게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샘터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구나!'하게 만드는 글들이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분실된 휴대폰을 찾아주었다는 사연을 읽으면서 주인을 다시 만나지 못하는 분실물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시금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어느정도의 불편을 감수하는 고마운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참 흐믓했다. 이맛에 샘터를 읽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