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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독하게 하고, 사는 것도 독하게 하라는 책이 나오더니 이번엔 사랑마저 독하게 하라는 책이 나왔다. 물론 여기서 독해져라의 의미는 꼼꼼하고 치열하게 준비해서 노력하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지만 그 대상이 사랑이라고 하니 좀 알쏭달쏭했다. 저자가 말하길 사랑 이라는 명사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영원하고 로망에 가까운 것이 맞지만 사랑하기 라는 동사이므로 당연히 사랑을 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총 6장으로 나뉜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인지를 확인 하는 것, 사랑하려는 그 상대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 그리고 이별을 견뎌내는 방법이 3장에 수록되어있다. 연애서적 대부분이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맨 마지막에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가령 결별이든, 사별이든, 생이별이든 우리는 어짜피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인데 이별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있어서는 안될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별을 대비하는 방법을 배치해 놓은 것이다. 사랑의 반대가 이별이 아니라는 의미인 것 같아 공감이 되었다. 저자서문에서도 적혀있지만 그녀의 지인들조차 그녀가 싱글이나 돌싱인 줄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딱히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건축,자기개발,공부 등과 관련된 서적만 접하다보니 이번 주제를 보고 당황스러워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저자의 말처럼 모든 시작과 모든 과정에 사랑과 결부되지 않은 것은 없다고 한다. 결국 사랑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대방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또 올지 몰라도, 이 사람과의 사랑은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 서로의 커리어를 격려하는 관계, 그것이 진정한 남녀관계다. 67쪽

20대에는 잘 몰랐지만 서른이 넘어서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커리어와 사랑문제였다. 친구들끼리 연애상담을 했을 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 까닭도 그 시절에는 커리어니 뭐니 보다 사랑이 단연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른이 넘고 어느정도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지금 상대방의 행동으로 내 커리어가 방해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본인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 저자는 사랑이 커리어를 방해해서도 안되지만 반대로 커리어가 사랑을 방해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윈윈 할 수 있는 관계가 지속적인 사랑을 키워갈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이 사람인가?'를 검증하는 아주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헤어짐에 대한 생각'이다. 136쪽

곁에 있을 때 잘하라고 흔히 말하듯, 헤어질 것을 염두하면 상대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한번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헤어지기 쉽다고 하지만 그 반대로 한번 헤어졌기 때문에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는 경우도 분명 있다. 저자는 모든 연인들이 헤어짐을 전제로 하고 사귈 때 좋은 관계가 형성되며 헤어지는 방식에 따라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SNS를 통해, 문자메세지를 통해 결별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단 어린 친구들만 그런것이 아니라 굳이 얼굴 맞대고 불쾌한 감정을 주고 받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편한 감정이 하루이틀 만난 사이도 아니고 서로 '사랑'한다고 믿었던 상대라면 해당되지 않는다는게 내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부분이 확실하게 와닿았다. 결별에 의한 헤어짐 외에 사별에 관한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저자가 긴 페이지를 할애에서 설명해주었다.

죽음은 자신과 전혀 관계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약해짐, 노쇠함, 병듦, 사회적으로 힘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마치 불사신이자 영원한 청년이고 영원히 홀로 살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연민, 공감, 사랑의 마음이 스며들 리가 없다. 145쪽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저자처럼 1:1 현재 진행형인 상태로 스무살 때 만난 연인과 결혼하여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방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우선 상대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만큼 내가 바로 서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사랑이 커리어에 도움이되고, 커리어가 사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명사가 아닌 동사로 '사랑하기'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 공부잘하는 사람이 사랑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만 어긋나도 당장은 어떨지 그것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는 없었다. 사랑에 독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