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 : 望鄕 / 스즈키 츠네키치 (鈴木常吉)

 

프롤로그 : 망향은 망향이다!

 

심야식당 작가 아베야로가 직접 글, 그림으로 채워준 프롤로그는 단연코 '망향은 망향이다'란 한마디로 스즈키 츠네키치의 앨범을 정리해준다.

 

심야식당 오프닝 곡으로 사용되면서부터 스즈키 츠네키의 음악이 국내에서도 그를 아는, 혹은 그의 음악을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듯 싶다. 드라마를 보면서 음악이 참 좋구나, 마치 심야식당에 들려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울 수 있었던 것처럼 극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전채요리를 먹는 듯한 기분을 갖게 했었던거라 생각한다. 해당 곡이 실리지 않았지만 앨범 '망향'에는 더 많은 악기들이 포진되어 있어 어쩌면 단조로울 듯 싶은 그의 음악에 다양성을 더해준게 아닌가 싶다.

 

음악을 걸어둔다.

CDP로 듣는 음악은 컴퓨터로 듣는 음악보다, mp3기기를 통해 듣는 음악보다 갠시리 마음이 더 쓰인다. 혹은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 의해 촬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이 불편함 훔쳐보기가 아닌 낡은 앨범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이라면 이해가 될까. CDP의 느낌도 이렇게 각별한데 LP판을 고수하는 빈티지매니아의 기분이 이해가 된다.

 

 

  바다가 보이는 고갯길을 시작으로 곡명만 봐도 벌써 마음이 싱숭생숭거린다.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지만 정확하게 뇌리를 스치고 마음에서 울림을 가져다주는 악기는 역시나 스즈키 츠네키의 대표 악기라고 봐도 무방한 아코디언 소리다. (동영상 참조)   아코디언 주름이 펴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안보고도 그려진다.   그 울림과 함께 나이든 그의 음색이 때로는 나레이션 처럼, 또 어느순간에는 차분히 읖조리듯 트랙을 넘나들면 어느샌가 내가 음악을 듣고 있는 공간이 달라진다.   어스름한 새벽녘 골목길이기도 하고, 늦은 밤 잘모르는 이들과도 술잔을 기울이기 좋은 선술집의 작은 원형 테이블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앨범에 들어있는 가사집을 읽지 않았다. 일본어를 대충 얼마나 알아듣나 궁금한 맘도 쬐금 있었지만 가사를 모르고도 내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을까? 가사집을 보고 난 이후 노랫말을 알게되면 다른 곡이 더 맘에 들까 싶었던 것이다.   가사집을 안보고 들었을 때는 악기가 갑작스레 바뀌는 '오리'가 맘에 들었었다.   가사집을 보고 나서는 7번째 '외로울 땐'이라는 곡과 9번째 트랙의 '납 병정'이었다.   물론 다른 곡들도 참 좋다.   타이틀은 5번째 트랙의 토리짱의 꿈인데도 난 자꾸 다른 곡에 마음이 쓰였다. 결국 전곡이 다 그렇게 마음에 쏙들어올테지만 일단,   망향이라면 외로움아니던가!   이유없이 마음이 헛헛해지고, 깊어가는 가을밤에 혼자이기 싫은사람, 혹은 혼자임을 즐기고픈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앨범, 스즈키 츠네키의 망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