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아.

SANG A 백을 잡지에서 본 게 언제였더라.

기억을 상기시켜보려고 애써봐도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잡지모니터링 활동시절에 분명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임상아씨 인터뷰를 여러차례 요청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분명 그 이전 타 잡지를 통해 기사를 봤을테니 적어도 4년 정도는 된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은 멀티플레이어인 경우가 많다.

임상아, 손미나, 김준희, 임성민씨의 공통점이 있는데 네사람 모두 자기 방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은 한가지도 어려운데 두가지를 해내는 파워우먼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끊임없는 노력과 주변인들의 시선에 아랑곳 없이

당당하게 그 시간들을 이겨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임상아씨의 경우는 한국에서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마스크라고 늘 생각해왔던터라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이 책은 3번이나 읽었다. 처음에는 그녀의 에세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었고 두

번째 읽은 까닭은 내가 원했던 내용이 아니라서 무언가 좀 더 실무적이거나 현실적인 뉴욕생활이 나와있을거란 기대로 읽었다.

 그리고 다시 덮어버렸다. 두번을 읽었어도 기대했던 내용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제 강심장에 나온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세번째로 펼쳐보았다.

그제서야 내가 참 이기적인 독자였구나를 깨달았다.

심지어 그녀를 평소에 좋아했다고 했던 나도 그랬으니 별관심 없던 이들에게 그녀의 책은 정말이지

돈주고는 사보기 아까운 책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나게 고생한다고 구구절절하게 써주길 기대했었을 것이다. 똑 부러지게 이런식으로 영어공부를 했고

패션스쿨에서는 어떠했으며 어시시절에는 누구밑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간접적으로

고작 돈 몇푼 들여서 책한권으로 그녀의 지혜와 지식을 얻으려 했었을 거다. 난 정말 나쁜 독자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받고 싶었다던, 매일을 향수병에 시달려 악몽에 시달렸다는 그녀의 얘기는 귀기울여 줄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힘들다를 연발하고, 어렵다를 반복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빨리 제대로 들을 줄 알았더라면

책이 출간된지 2년 가까이가 된 지금, 그 책을 세번째 펴보고 있는 장소나 나의 위치가 달라져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즘은 그래서 이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는 하는데 때마다 놀란다.

이제서야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 들려온다. 2~3시간 정도의 쪽잠을 자면서도 그녀가 설레임에 벅차올라 회의를 준비하고

디자인을 하며 즐거움에 빠졌을것 같은 새벽이 느껴져왔다.

그리고 정말 행복한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시간이 좀 더 지난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 책이 출간되는 그 날을 말이다.

그때는 더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있을 올리비아 이야기도 듣고 싶고

그녀가 하는 푸념을 더 넉넉하게 이해할 수 있는 너른 내가 되어있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