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만화는 주제 자체가 워낙 본능에 가까운데다 개인적인 먹성에 의해 자주자주 포스팅하게 된다. 지금까지 포스팅한 음식이 주제였던 만화는 얼마전에 올렸던 식객, 조주희 만화가의 키친, 서양골동과저점으로 유명한 작가의 어제저녁뭐먹었어, 고양이라면, 커피한잔 더 등 꽤 많은 포스팅을 했던 것 같다. 다카스기가의 도시락은 솔직히 기대를 갖고 구매한 책은 아니다. 여중생과 그녀(?) 를 돌보게 된 박사학위를 받았으나 현실적인 백수지만 나이차이가 20년 가까인 차이나는 사촌과의 동거생활에 관한 에피소드는 대략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애어른처럼 뭐든 완벽하고 거기다가 여중생 답지 않은 바디라인과 보면 볼 수록 엄청 이쁜 얼굴이라고 표현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안경은 썼으나 나중에 안경만 탈의해도 초초초초 꽃미남으로 변하며 라브라브 스토리로 진전될 것인데 그 사이에 음식이라는 매게가 놓인다는 설정!@ 만화책을 정말 너무 본건가.ㅋㅋ

다행스럽게도 그런 뻔한 설정에서 좀 더 아기자기하고 현실적인 부분을 넣으려고 작가가 고심한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번역가 채다인씨의 역할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작위적인 애교나 아이들의 말투를 옮기기 보다는 요즘 여학생들의 언어라던가 시니컬함을 잘 살린 대화와 어쨌든 박사학위를 받은 삼촌의 학자적인 부분까지 애정을 갖고 번역했다는 점이 맘에 든다. 더군다나 시시껄렁한 삼촌의 친구들이라던지 그녀를 공주처럼 대접하거나 반대로 이지메로 인해 울먹이며 왕자를 등장시키는 장면은 진부하지만 순정만화에서 빠지면 서운한 요소들을 잘 배치해두었다. 거기에 쿠루리 엄마 고모 미야의 죽음과 밝혀지지 않은 지난 과거에 대한 의문들을 풀어가는 과정을 다음권에서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힘을 1권에서 제대로 발휘했다.

다필요없이 만화책인데 그림이 맘에 안들면 안되는건데 그림도 맘에 든다. 미친듯 큰 눈도 없고 지나치게 가는다란 팔과 다리는 있으나 요즘은 워낙 거리에서 부딪히는 실제 인간들도 그렇다보니 그냥 넘어가게 된다. 조연들의 역할도 극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내가 유독 관심가는 사람은 '코사카'상! 위의 그림은 바로 코사카상데쇼! 벌써 2권이 나왔다! 또 북x통가서 지르자! 아주 쭉쭉간다!!